-
-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평점 :
1975년 뉴햄프셔주 오로라에서 실종된 열다섯 살 소녀 놀라, 수사 성과 없이 마무리된 사건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가던 놀라의 유해가 2008년 6월 12일, 33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존경받는 문학 교수이며 국민작가로 칭송받는 해리 쿼버트의 자택 정원에서 해리의 대표작 [악의 기원] 원고 뭉치와 함께 발견되자 해리는 범인으로 지목되어 수감된다. 미국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작가이자 해리의 제자인 마커스 골드먼은 그간의 경험을 비춰 볼 때 스승 해리는 잔혹한 범죄 행위를 저지를 인물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하고 해리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직접 사건의 진상 조사에 나선다.
사건의 실체가 밝혀질수록 모두가 충격에 빠지고
진실이 무엇인지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다.
도대체 1975년 평범했던 동네 오로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1,2권으로 구성된 책은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거침없이 빠져들어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며 마커스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하며 진범을 찾기 위해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범인을 잡았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용의자가 나타나고 그가 진범이라고 생각하면 또 다른 사건으로 헷갈리게 하며 연속적으로 바뀌는 진실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진실'이 정말 있기는 한 건지?라는 의심을 하게도 한다.
한 가지 사건을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건은 여러 각도에서 조명을 비춘다.
하지만
소설가가 보는 사건의 진실
형사가 보는 사건의 진실
그 무엇도 정확하지 않았다.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 속에는 여러 가지 주제가 들어있다.
미성년자 성매매, 차별과 혐오, 갑질, 집단폭력, 정신질환 등……이러한 사회문제 이외에도
작가는 독자에게 의문을 던지기도 하고, 재미를 주기도 하며 혼란에 빠뜨리지만
슬픔과 경악을 넘어 모든 인물들을 의심하며
진실과 진범 찾기가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꼬여가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풀려가는 실타래를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소설이다.
책 두 권에
추리, 범죄, 스릴러, 사랑까지 모두 들어 있기에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음식의 향연에 감탄하며 한 가지씩 맛보다가 서서히 포만감을 느끼지만 쉽게 자리를 떨치고 나올 수 없고, 못 먹은 음식에 미련을 가지고 자꾸 돌아보게 되는 뷔페식당 같은 소설이다.
여러 가지 맛을 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스승의 책에 관한 서른한 가지 조언 [ 해리 쿼버트가 마커스 골드만에게 ],
각 챕터가 시작될 때 나오는 스승이 제자에게 알려주는 책 쓰기에 관한 조언에 눈길이 간다. 특이한 점은 31가지 조언은 챕터 1이 아니라 챕터 31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왜 하필 31가지 인지는 책 속에서 직접 알아보시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경찰 본부입니다. 용건이 뭡니까?" - P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