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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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라는 제목을 보고

가족 중 누군가가 로봇 팔이나 로봇 다리를 장착한건가라는 의문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이 사이보그 가족은 너무나 특별했답니다.

엄마의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 있고

아빠는 틀니, 그리고 저자는 임플란트를 했기에

사이보그 가족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했어요.

50대인 저자는 조기 은퇴를 하고 퇴직금을 털어 땅을 사서

80대인 부모님과 밭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월의 흐름에 누구나 사이보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슬며시 웃음 지으며

저질 체력의 저자와 '이 나이에 농사라니'라며 툴툴하시는 엄마

그리고 밭농사에 진심인 아빠와 함께 하는 삶에서

현실적으로는 다양한 상처와 고민이 있지만

저자는 유쾌한 방식으로 글을 풀어내기에

공감하고 친근감마저 느끼며 책을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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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과 2장에서는

밭농사를 시작하기부터 어려웠던 일들과

밭농사를 함께하며 일어난 많은 일들이 소개되며

어떤 날은 '못 하겠다, 땅을 팔자' 했다가

또 어떤 날은 '한 해만 더해 보자'로 결론짓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어요

반백 살의 딸과 여든이 넘으신 부모님의

놀이공원 외출은 설레임과 아쉬움이 가득했기에

'아! 이런 일도 있구나'라며

노인 전용 놀이 기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3장과 4장에서는

온전한 저자 자신의 삶이 담겨 있어요

자신이 선택한 1인 가족의 삶에 만족하고

고독과 외로움을 잘 달래가며 삶을 즐기고 있는 모습에 여유를 보여줍니다.

반려묘 '나뷔와 벙벙이'와 함께 살아가며

잠든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은 순간을 만끽하고

고양이에게 팔베개를 해 줄 수 있는 시간의 특권을 누리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는 모습에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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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귀농하여 서툴지만 행복을 맛보며 살아가는 저자는

밭에 가는 날에는 엄마, 아빠를 만나기에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만큼이나 들뜬다고 합니다.

끙끙 앓으면서도 딸의 부름에 나서는 부모님들의 행동에서도

자식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들이 보입니다.

용기와 결단력의 끝판왕 같은 저자의 삶에 박수를 보내며

부모님과의 행복한 소풍 같은 일상을 응원합니다.



- "엄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거 같아? 엄마는 인생을 뭐라고 생각해?' "인생이 뭐가 있니? 목숨 붙었으니 사는 거지." 엄마의 대답은 동그라미처럼 쉽고 간결하다. 늘 같은 대답이다.

( p110 엄마의 대답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삶과 철학 그리고 희로애락까지 모두 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아빠의 감나무 타령은 두 달 정도 간 것 같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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