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이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는 공기업에서 34년을 근무하고 퇴직 후 2022년 가을, 오랜 버킷리스트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 허리 디스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떠났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 마을인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콤포스텔라를 거쳐 35일간 900km를 걸으며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 음식, 추억에 대한 여행 경험담을 들려주는 책이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겨운 순례길만을 걷는 것이 아닌

작가만의 특별한 방법과 고행과 즐거움으로 여행이 이어지므로

여행이 시작되는 0일차부터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눈으로 책을 읽고 사진으로만 보았지만 작가와 함께 순례길을 완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으로 작가의 솔직하고 편안한 문장에 감정이 이입되어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 자유여행까지 함께 마친 기분으로 뿌듯함마저 드는 에세이다.


작가의 순례길 여행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떠날 때부터 아내의 갑상선 수술로 일정을 미루어야 했고,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허리 디스크까지 여러가지 악재가 겹쳤지만 결국 떠났으며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무조건 떠날 것을 강조한다.

순례길을 걸으며 숙소는 각 지역의 '알베르게'를 거의 이용하였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호텔을 이용하기도 했고, 무거운 배낭은 택배시스템을 이용했으며, 구체적으로 숙소, 식당, 다음 코스 그리고 순례길에 관한 네이버 카페를 소개하며 배낭 메는 법까지 공유한다,

또한 순례길에서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은 문을 닫는 식당과 마트가 많기에 미리미리 음식을 대비하여야 한다는 소중한 정보도 넘치는 책이다.

여행 도중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있었으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스페인 빨래방에서 신나게 빨래를 했는데

알고 보니 반려동물 전용 세탁기에 빨래를 했다는 사실을

말이 통하지 않는 스페인 아줌마의 '왈~왈' 개 짖는 소리에 깨달았다는 에피소드에는 웃음이 절로 났다.


순례길을 걷게 되면 내면을 들여다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줄 알았다는 작가는 말하기를 매일 딱 세 가지만 생각하면서 걸었다고 한다.

'어디까지 걷지? 뭘 먹지? 어디서 자야 하지'

이렇게 현실적인 솔직함이야말로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순례길을 걸을 때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속도로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자신만의 정해진 코스에서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완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리라.

소심쟁이 중년아재의 산티아고 여행을 읽는 내내

저자는 이 여행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가 보이는듯했으며

절대 소심쟁이 중년아재가 아님을 증명하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대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소심쟁이 중년아지매인 나를 포함하여

혼자 여행이 두려워 망설이는 사람,

늘 마음으로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그리며 꿈만 꾸는 사람,

혼자 순례길을 걸으며 삶을 계획하거나 뒤돌아 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큰 용기를 주며 나도 할 수 있을것 같은 희망을 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