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소설이라는 생각에 시작은 낯설었지만
첫 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지 않고는 손을 놓을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소설이다.
숨 쉴 틈조차 없을 정도의 빽빽한 문장이지만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소설이기도 하다.
딸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는 추리 소설적인 이야기는
'엘레나'가 '이사벨'을 만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독자를 이끌며 충격에 빠뜨린다.
소설에는 세 여자가 나온다.
파킨슨병에 걸린 엄마를 간호하는 '리카' 그녀에게는 비 오는 밤에 성당에 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십 년 전 낙태를 결심했지만 리카 모녀에 의해 자신의 뜻을 굽히고 원하지 않았지만 엄마가 된 여자 '이사벨'
파킨슨병에 걸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망할 년의 병'에 걸렸다며 어려운 투병 중에 딸을 잃게 된 63세 '엘레나'
딸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엘레나' 그녀는 진정 딸 리카의 죽음의 진실을 알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이사벨을 찾아간 것은 단지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였을까?
파킨슨병 때문에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 '엘레나'
낙태 의지를 꺾고 원하지 않는 아이를 낳게 한 '리카'를 평생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유의지가 꺾인 채 가족들 속에서 불행하게 인형처럼 살아가는 또 다른 엄마 '이사벨'
자신의 불행의 근원을 피해 모든 것을 놓아 버린 여자,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불행 속에서 사는 여자,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에 걸린 여자……,
과연 어떤 여자의 삶이 가장 안타까운 걸까 생각해 보며
우리 모든 여성들은
'엘레나'가 될 수도 있고, '리카' 가 '이사벨'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몸서리치며~~~
세 여자의 기억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이 책은 여성이라면 꼭 읽어야 될 책이다.
- 난 살고 싶어요. 내 마음이 어떤지 알겠어요? 비록 몸은 이렇게 망가지고, 딸아이마저 앞세웠지만. 그녀는 울먹거리며 말한다. 나는 계속 살기로 했어요. 이게 정말 오만한 생각일까요? (p246)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