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미야모토 테루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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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야모토 테루

194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으며, 1977년 자전소설 《 흙탕물 강 》으로 다자이오사무상을 받으며 데뷔하였다.

서정적이면서도 정교한 문장,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현대 일본 문학을 이끌어 온 거장이다.

책 속으로

마키노 중화 소바 집 주인 마키노 고헤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소바 집을 아내와 함께 아버지에게 배운 전통 방식대로 요령 부리지 않고 식당을 운영해 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내 란코가 사망한다.

그 충격으로 고헤는 소바 집 문을 닫고 외부 출입도 줄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아내 란코 없이는 소바 집 운영뿐만이 아니라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로 2년의 세월이 흐른다.

그나마도 상점가인 같은 골목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친구 야마시타 도시오와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상점 골목에 건물을 올려서 먹고사는 구라키 간지와 친하게 지냈지만, 옥상에서 키우는 장미를 자랑하던 간지가 심장 이상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고헤는 2년 전 아내 란코를 잃고, 친한 친구인 간지마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삶의 허무를 느끼며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도시오의 가게에서 달력 속 등대 사진을 보고 잊고 있었던 옛 기억을 떠올린다.

과거 아내에게 온 등대가 그려진 엽서가 있었는데 보낸 사람은 고사카 마사오였으나 정작 아내 란코는 고사카 마사오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장을 보낸다.

우연히 그 엽서를 발견한 고헤는 가까운 등대로 시작한 등대를 보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시작하며 고헤는 변하기 시작한다.

자녀들과 소통, 소바 집 운영을 다시 시작할 결심도 하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친구 간지의 숨겨진 아들 신노스케와의 관계,

숨겨진 엽서의 주인공을 만나면서 아내의 몰랐던 과거의 모습도 마주하게 된다.

책 읽은 후

[등대]는 잔잔한 드라마 한편을 보는 듯했다.

갑자기 아내를 잃은 한 가장의 상실감을 우연한 기회에 등대 여행을 하며 자신의 일상을 회복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30여 년을 아내와 함께 소바 집을 운영하며, 은퇴 후 70살이 되었을 때 쉴 수 있을 거라 계획하던 부부 중 한 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자식들에게는 다정하고 따뜻한 아버지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아내 란코 또한 죽음으로서 자기 자신 안에 진실로 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고헤는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숨 쉴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등대 여행을 통해 딸과 아들들과의 진정한 대화도 가능했으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아내와 관련된 등대에 얽힌 엽서로 인해 자신이 몰랐던 아내 란코는 누군가에게 등대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고헤는 힘을 얻어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등대]는 잔잔함 속에서도 진지하다.

아버지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한 진지한 행동, 누군가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사람과 사람에 대한 진지함과 묵직한 여운이 깊은 책이다.

살아오면서

나에게 길잡이는 누구였으며,

내가 길잡이가 되어 준 이는 누구였을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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