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무게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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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전 세계를 매혹시킨 작가의 16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언어의 무게]는 책 제목과 책의 두께(629쪽)처럼 묵직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주인공 영국인 레이랜드는 어릴 적부터 엄마와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아버지와는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으며 결혼 후 아내와는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나누는 생활을 통하여

여러 언어를 접할 기회를 가지며 언어에 매료되어 번역가 일을 하면서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 살고 있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남긴 출판사를 운영하며 언어에 묻혀 살아가던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부모님부터 경영하던 유서 깊은 출판사를 정리하고

동양학자였던 삼촌이 자신에게 유산으로 남긴 영국의 저택에서 삶을 마무리하고자 하는데~

시한부 진단은 병원 측의 어이없는 실수로 오진임이 밝혀지지만

레이랜드는 삼촌의 집에서 아내에게 쓴 편지와 삼촌이 남긴 편지를 읽으며 어린 시절부터 60대가 된 현재까지의 삶을 돌아본다.

소설은 레이랜드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가며 이탈리아와 영국을 횡단하며 진행된다.

출판사가 있던 트리에스터와 삼촌의 저택이 있는 런던에서 문학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돌아보며, 문학을 삶의 지침으로 삼은 새로운 사람들의 만남을 통하여 언어에 기대어 살아왔던 자신의 삶과 주변 문인들의 삶들을 돌아보고 함께하며 그동안 인식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느끼며 내면의 목소리까지 듣게 된다,

레이랜드는 주변인들의 삶을 직, 간접으로 함께 살아내며 문학을 사랑하는 자신의 삶을 충족시켜 나가면서

번역자가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언어를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지중해에 면한 국가들의 언어를 모두 배우고 싶어 하는 남자, 레이랜드

그에게 죽음이 스치고 지나간 후 제2의 인생이 시작되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며

주변 사람들인 작가와 번역가 그리고 출판인 등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고자 하고 그들의 삶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언어와 문학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까지 지닐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어와 문학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깊은 사색, 언어의 자유로움, 깊이와 품위를 보여주며 인생의 단면을 고찰한 작품이다.

소설은 내용면에서나 분량면에서 결코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유려한 문체 때문인지 묘한 이끌림에 긴 숨을 쉬면서도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언어의 무게와 깊이를 충분히 느껴보고 사색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여유롭게 시간을 가지고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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