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장미의 심연까지
나카야마 가호 지음, 김재원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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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파멸적인 여자 × 여자의 사랑"

 

제14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으로

일본에서 절판된 후 독자들과 편집자의 요청으로 20년 만에 다시 복간한 작품이다.

 

이 책은 이십 년 전에 쓴 여자들의 사랑을 다룬 퀴어소설이다.

작가가 말하기를 아직 일본에서 동성애는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이고,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한 자치체도 극히 드물다고 한다.

세상에는 동성애를 범죄 취급하여 비인도적인 형을 선고하는 나라도 있을 정도로 아직도

동성애에 관대하지 않다. 하물며 이십 년 전에는 어땠을까?

저자는 '미칠 듯이 아름다운 소설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실제로 이 소설은 순수한 사랑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연애는 무척이나 뜨겁고 에로틱하다.

육체적인 쾌락과 서로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여 폭발하는 듯한 감정들을 쌓아가며,

달콤하지만 파멸적이고, 뜨겁지만 서글프며, 순수하지만 치열한 사랑을 해 나간다.

서로를 탐닉하는 두 여자는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랑이 짙어질수록

아름다움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는다.

그들은 서로에게 행복이자 불행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고통스러우며 불안과 외로움에 지쳐 나간다.

 

도쿠코와 루이의 사랑에서는 상대의 성별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었던 듯하다.

동성애를 다루는 소설이지만 성애 장면의 거침없는 표현과 육체적인 욕구에 솔직한 책이다.

위험한 사랑의 열정과 두 여자의 아슬아슬한 사랑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한다.

책이 처음 나온 이십 년 전보다 더 많이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사랑의 뜨거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두 여자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하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그때 나는 마흔셋이었고,뉴욕의 기노쿠니야서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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