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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나 둘 셋 비룡소 창작그림책 54
서지현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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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나 둘 셋-서지현

 

결혼, 출산, 육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

그리고 경험해보면서 반추해보게 되는 경험자들의 예시.

이 책은 그렇게 다가왔다.

내가 크면서 느꼈던 엄마의 모습.

엄마가 시장에 가서 왜 그렇게 깎아달라고 했었는지,

왜 내가 가지고 싶었던 공주드레스, 미미인형을 풍성하게 사주지 않았는지,

왜 가끔 이유없이 짜증을 내고 엄하게 혼냈는지.

그런 기억들이 다시 생각나면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너무너무 이해하게 됐다.

아니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엄마의 역할은 많이도 남아있다.

,,12년의 엄마역할과 대학 4년 그리고 대학원이든 직장인이든 성인이 된 아이엄마로서의 역할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렇기에 이해라는 말은 엄밀히 말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짐작만 어렴풋이 할 뿐이란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세 딸을 둔 엄마는 고고하게 원피스를 입고 곱게 화장을 하고 우아하게 커피를 마실 것이란 상상을 깨는 어느 집 엄마의 이야기다.

막내의 관점에서 보는 엄마는 하나, , 을 입에 달고 사는 무시무시한 과격파 군인같다.

그도 그럴것이 나이차이 얼마나지 않는 세 딸을 키우면서 겪는 엄마의 고충은 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질러진 장난감, 시도때도 없이 깔깔킥킥 대는 장난질, 다른 외모만큼 니즈도 다양해 맞추기가 쉽지 않은 피곤함.

그런 세 딸을 통제하는데는 하나, , 만한게 없다. 그건 흡사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는 동시에 천방지축 세 딸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마법같은 힘을 가진 구호기도 하다.

그렇지만 엄마의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는 마지막 장에 오롯이 담겨있어 코끝이 시큰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육아의 고단함에 대해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 상황에서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는지 까지도.

왜 소리를 지르게 되는지, 왜 화를 내는지, 왜 엄하게 대해야 되는지도.

그렇게 아이와 함께 엄마도 자라고, 진짜 어른이 되고 진짜 엄마가 된다.

그래서 엄마를 시니컬하게 바라보기도, 애틋하게 생각하기도 하며 가슴깊이 담아둘 수도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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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의 씽씽 자동차 비룡소의 그림동화 243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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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라는 아주 까다로운 개가 있다.

이름을 불러도 오지 않고,

산책도 좋아하지 않으며,

밥도 잘 먹지 않았다.

비 맞는 걸 무척 싫어하고,

짖어대는 어떤 개.

앨리스 트러지와 노먼은 그래도 그 까다로운 개를 예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디 아저씨는 자동차 타는 걸 좋아하는 마일즈를 위해

마일즈 전용 자동차를 만들어 준다.

마일즈는 자동차 모는 법을 배운 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시골길을 달리며 드라이브도 하면서

점점 순한 어느 개가 되어간다.

그리고 아이들이 더 이상 자동차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커버리자,

자동차를 타는 일을 멈추게 된다.

하디 아저씨는 요즘 뚝딱뚝딱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누구를 위한 비행기일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작가 존 버닝햄의 이 그림책은 뭔가 목가적이고 인간적이며 다소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뭉클한 것은 요즘 다소 감성적인 내 심경을 대변한 것 같아서였다.

​지난 주 건강검진결과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부교감신경이 과다...부교감 신경이 과다할 경우 무기력,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별로 자각하지 못했는데 현재 그런 상태라고 한다.

근데 이 책에 나와있는 마일즈를 보니 왠지 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불리어본지 오래 됐고,

산책을 좋아하지 않으며,

​밥 먹는 것을 즐겨하고,

비 맞는 걸 싫어하며

비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 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런 나에게도 하디 아저씨의 자동차처럼 기분전환용이라면 가끔 나가는 드라이브다.

때로는 아이를 카시트에 태워서,

때로는 홀로 애정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달리는 어떤 길들.

그 드라이브.

그러자 그 까칠했던 마일즈가 순해지는 것처럼

​나도 다시 따뜻해지고,살가워지는 느낌.

다시 그림책을 통해 나를 본다.

고맙다.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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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작아졌어 비룡소 창작그림책 13
정성훈 글.그림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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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작아졌어-정성훈

이 책은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때 처해진 상황에 따라 해석이 전혀 달라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날 낮잠을 자다 눈을 뜬 사자는 지나가는 들쥐만큼 작아진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다.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 모두 커져버린 현실에서

사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개울을 건너려다 빠지고 만다.

그를 구해준 것은 다름아닌 가젤.

그러나 그 가젤은 평범한 가젤이 아닌 그 사자에게 엄마를 잡혀먹히고 만 그 가젤이었다.

엄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에 가젤은 사자에게 화를 내며 마음의 문을 단단히 닫고 있다.

사자는 그런 가젤에게 꽃도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뿔에 그림도 그려주고, 털을 빗어주기도, 발을 닦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가젤의 닫힌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그러자 사자는 가젤에게 들쥐보다 작아진 자신을 잡아먹으라고 체념하며 눕는다.

가젤은 "다 소용없다" 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러자 사자는 조용히 가젤의 눈물을 닦아주고 진심으로 사과하자 다시 몸이 가젤보다 커져 버린다.

그리곤 사자는 가젤에게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며 가젤을 뒤쫓아가지만

가젤은 커져버린 사자가 몹시도 두려워 도망가기 바쁘다.





이 그림책을 처음에 읽고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말이나 행동으로 다쳤을 어떤 이들이 떠올라서다.

정확하게 누군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내 친구였는지, 부모님이셨는지, 직장동료였는지, 내 딸이었는지...

사자가 아무렇지 않게 한끼의 식사를 해결했던 사실이 가젤에게는 하나뿐인 어미를 잃는 일생 최대의 비극이 됐다.

내가 별 생각없이 했던 흰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냈을 것이란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뭘까.

어떤 위로도 그에게 가닿지 않을 때 진정한 사과만이 그를 위로할 수 있다는 교훈은

아이에게 보다 나에게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에 새삼 그림책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그 사람의 사정을 알기 위해서 입장을 바꿔 보는 것,

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 사람 자체가 되어 보는 것.

그 어려운 이야기를 이 그림책은 이해하기 쉽게 전해준다.

사자도 되어 보고, 가젤도 되어보고,

아이와 두고두고 나눌 이야기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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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이면… 비룡소의 그림동화 242
안소민 글.그림 / 비룡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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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군가에게는 덧없이 흐르는 시간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판가름 짓는 순간일 수도 있다.

 

1분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한다면 이 책이 적합하지 않을까.

 

머리카락이 1분이면 0.00068cm자라는 시간이라고도 설명해주고

 

아이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환상과 모험의 나라 '놀이동산'에 가면

 

1분이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도 알려준다.

 

그리고 이별이 서투른 아이들에게

 

누군가가 떠나는 시간도 1분에 달려있음을 조용하게 일러준다.

 

 

아이들에게 시간개념과 관념을 알려주는 이 책은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는 숨돌릴 여유를 선사한다.

 

또한 누군가에게 사랑, 감사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도 단 1분이면 족하다고 조언한다.

 

 

 

"엄마 몇시야?"

 

유치원에 늦게 가고 싶은 날도,

 

밤에 늦게까지 놀고 싶을 때도

 

딸은 시간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시간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딸아이의 성장에

 

세월의 흐름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며칠 전 엄마아빠가 가장 많이 하는 후회 18가지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면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

 

휴가를 잘 가지 않은 것,

 

충분한 사진을 찍지 않은 것,

  

 

  

 

 

 

중요한 순간을 충분히 비디오로 남겨놓지 않은 것,

 

잠자리 들기 전에 책을 자주 읽어주지 않은 것,

 

아이가 자기 마음대로 신나게 놀도록 놔두지 않은 것,

 

너무 보호하고 감싼 것,

 

아이의 중요한 성장 순간에 함께 있거나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등등이다.

 

 

 

 

이 책을 보면서 이 말들을 떠올렸다.

 

1분이란 시간의 소중함을 아이에게 설명해주기 전에

 

금세 자라나는 내 아이들과 시간을, 추억을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시간이, 세월이 그렇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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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기다려 봐 - 201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37
케빈 헹크스 글.그림, 문혜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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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기다려 봐-케빈 행크스

다섯 개의 인형은 오늘도 기다린다.

점박이 올빼미는 달님을,

우산 쓴 꼬마 돼지는 비를,

연을 든 아기 곰은 바람을,

썰매 탄 강아지는 함박눈을...

하지만 별토끼는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달도 뜨고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눈도 내린다.

그 시간을 기다린 각각의 인형들은 행복을 만끽하며 그 순간을 살아낸다.

그러다 보면 어떤 인형은 떠나기도,

어떤 인형이 새로 나타나기도 하며

기다림에 익숙해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며 그들이 각각 좋아하는 것을 지켜본다.


 

무언가 재밌고 행복한 일이 일어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면서

인형들은 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아이들에게 기다림이란 무척 낯설고 힘든 일이다.

​자제력과 인내심을 갖추는 것은 어른이 되어 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 긍정적인 인내심과 자제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따스하게 이야기 해준다.

자연의 변화, 계절의 연속, 수많은 변수를 지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방법을 사려깊게 가르쳐준다.



스마트폰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림이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쉽게 흥분하고, 쉬이 잊기도 하고,

조금의 자극에도 화를 폭발하는 사회.

그런 피로사회에 이 책은 힐링하는 법을 알려준다.

"조금만 기다려봐"

그 기다림을 통해 우리가 배우는 것은 진짜 삶이 아닐까.

누군가와 이별하는 법,

위대한 자연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껴보는 법,

그리고 새로운 인연과 찬찬히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법을...

​그것이야말로 삶을 제대로 살아보는 진짜 이야기가 되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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