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 - 억만장자 코크는 어떻게 미국을 움직여왔는가
낸시 매클린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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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세기를 정의하는 혹은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를 꼽자면, 민주주의 자본주의 혹은 리버럴리즘이다. 그리고 그 이데올로기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국가가 미국이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영향 아래 있는 국가가 우리가 딛고 있는 이 한반도의 남쪽이다. 

미국의 썩어빠진 공공서비스, 공공교통망... 너무나 미국적이라는 것으로 도배되어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 듯한 불편들. 미국에는 왜 고속철도가 없는 것일까? 왜 기차여행이 안 되는 것일까? 그럼에도 미국으로 넘어가려는 밀입국자로 가득한 멕시코 국경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트럼프의 등장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끝이라고 선언을 했고 실제 미군은 나토에서도 발을 빼고 시리아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도입하려고 했던 시도들은 곳곳에서 암초에 부딪혔다. 리비아 이집트를 필두로 벌어졌던 아랍의 봄은 철저히 실패했고 그 이전보다 민중의 삶은 더 망가졌고 나라가 존망위기에 처하는 지경까지 되었다.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국가도 친미군부 세력들을 딛고서 민주화 투사들이 정권 전면에 나섰다가 지금은 또다른 위기에 봉착했다. 친미독재군부 잔족세력들에 의해 길들여진 사법부들이 실정법이라는 허울을 쓰고서는 민주화 세력에 대해 사법테러를 자행했다.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과 볼리비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처한 현실에서 나는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을 반추해 보게 된다.


"부유한 우파 후원자들이 노조를 없애고, 투표권을 제한하고,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과세를 부유층이 아닌 사람들에게로 옮기고, 심지어 기후변화를 부인하려 하는 후보와 단체에 막대한 "다크 머니"를 쏟아부었다는..."


저자는 위와 같은 움직임에 지침을 주고 있는 사상이 무엇인지 소위 신자유주의 우파 학자들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밀턴 프리드먼과 프리드리히 하이예크 모두 열심히 공부했던 경제학자들인데 저자가 찾은 퍼즐 조각은 "제임스 맥길 뷰캐넌"이었다.

뷰캐넌 공공선택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으로만 알고 있고 거기까지 끝이었다. 뷰캐넌 시대는 케인즈언의 지배하던 시기였기에 정부의 시장 간섭? 통제는 너무나 당연한 시대였다. 그런 분위기 속에 뷰캐넌은 남다른 길을 걷기로 작정했다. 뷰캐넌이 공공재정을 세부전공으로 택했을 때만 학문의 주된 관심은 시장실패였다. 그런데 뷰캐넌은 사악한?(저자의 용어를 빌려와) 정부실패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부의 재정적자를 마녀사냥한 이론적 기초를 쌓은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문제는 프랑스 혁명 시기로부터 내려오는 좌파 우파의 구분과도 그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같은 시장옹호론자들은 공공교육을 열렬히 옹호하였다. 신자유주의는 공공교육을 통해 더 많은 정치 참여, 사회 참여가 자신들의 사유재산 추구에 장애가 될 것임을 파악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이 통제받고 싶어 하지 않는 "당신"은 '미국의 다수 국민'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은밀한 운동의 기획자들은 그들을 지지하고 돈을 공급하고 그 이익을 향유하는 소위 자본가계급에게 제약없는 자본주의를 선물하려는 것이다. 그들의 자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와 다르다.  

뷰캐넌 이전에 하이에크는 정부가 커지면 곧 모든 자유를 갉아먹고 전체주의적 사회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겨울 광화문에서 기독교라는 가면을 쓴 정치집회가 떠오르는 게 왜일까... 자유한국당같은 집단에 정권을 내어줄 수 없기에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2019/12/16 소위 이른바 태극기모독하는 일련의 무리들이 자유한국당의 사주로 국회에 난입했다. 재벌중심 왜곡된 경제 시스템이 파치는 이 땅에 재벌과 검찰과 언론이 결탁하여 자신들의 이해관계 추구를 극대화하려는 발악이다. 


대다수 미국인은 우리의 계획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승리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바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보다는 은밀한 전략을 통해 장막 뒤에서 활동해야 한다."


깨어있는 우리 시민들은 이런 암약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

읽자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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