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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윌러비 가족 ㅣ 생각하는 책이 좋아 2
로이스 로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소름돋는 글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독자로써 참으로 복받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뉴베리 상'을 수상한 그녀의 작품 "기록 전달자(로이스 로리 글)"를 접했을 때 온몸에 퍼지는 소름끼침에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기가 두려웠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놓지 못했던 이유는 결론이 어떻게 지어질지가 너무나도 궁금해서였다. 그런 그녀의 신작이 나왔다고 하니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는가?
'무자비한 윌러비 가족(로이스 로리 글, 김영선 옮김, 주니어랜덤 펴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자비하다'라고 밖에 표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엽기스럽긴 하지만 꼭 엽기스럽지만은 않고 황당하다는 너무 약하고 잔인하다는 어울리지 않으니 말이다.
어렸을 적 한번, 그래 한번쯤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다면?' 혹은 '내가 고아라면?'이란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섬뜩하리만치 윌러비 가족처럼 부모가 아이들을, 아이들이 부모를 죽이려는 생각까지는 감히 해보지 못한 상상이였다. 상상에서만 끝났으면 그나마 다행이게? 윌러비 가족들에겐 그런 계획들이 마치 올바른 단어와 행동들인양 이곳저곳 책속안을 춤추며 돌아다닌다. 그것들을 쫓아가다보면 피식 피식 웃음이 나와 어깨가 들썩여 나도 모르게 책과 한몸이 되어 춤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총 13편의 세계명작들이 맛을 더해주며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창피하지만 그 중 내가 읽었던 명작은 3편밖에 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초점에 두고 쓰여진 책을 보면서도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불쑥 불쑥 튀어 나와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때마다 나의 독서량이 얼마나 적고 형편없는 것이였는지 세삼 깨닫게 되어 창피하다. 하지만 이 책을 덮으며 내가 위안을 삼게 된 건 나머지 10권중에 읽고 싶어진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전혀 세계명작을 읽지 않았던 아이라 할지라도 그녀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읽으면 적어도 한두권은 명작을 읽을 수 있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큰 장점을 작가는 이 책에 숨겨놓았다. 명작을 읽게 되면 아이들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뜻을 파악하면서 읽는 습관이 길러지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을 키워 주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아이들을 쫓아다니기 보다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때 다른책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책을 한권 안겨주는 것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착하고 온순하지만 자기멋대로인 팀과 A와 B로 불려지는 쌍둥이, 여자로 태어난게 너무나도 서글프지만 청순하고 똑똑한 제인, 자신이 가야할길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바나비C, 부모에 버림받아 비록 버려졌지만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루소. 이 모든 아이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표현되어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어디선가 봄 직한 그들의 설정은 세계 명작에서 나오는 주인공들과 비슷하게 그려지고 있다.
책표지에는 제목은 '무자비한' 무서운 단어를 적어놨지만 순진한 아이들 4명의 얼굴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집이 덩그러니 표현되어 있다. 글만 그렇지 어디에서건 무자비하다함은 찾아볼 수 가 없다. 그림체가 모두 다 어디하나 미워할 수 없게 표현되어 있어 책을 일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 감싸주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모두가 다 한가족이 되었을 때 그들의 집안에선 하루도 끊임없는 웃음소리가 들렸을것이다. 각기 다른 부모밑에서 태어났지만 훗날 가족이라는 끈으로 엮여진 그들에게서 우린 가족간의 훈훈함과 따뜻함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다.
책장을 덮으며 '로이스 로리'가 10년만 더 젊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였다. 조금만 더 그녀가 집필을 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길, 그녀를 만나러 갈 수 있는 시간이 내게 남아있기를 바라며, 그 멀리서 웃음과 사랑을 전달해 준 그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책에 나오는 세계 명작]
㉮ 누더기를 입은 딕 ㉯ 메리 포핀스 ㉰ 봅시 집안의 쌍둥이들과 갓난아기 메이 ㉱ 비밀의 화원 ㉲ 빨간 머리 앤 ㉳ 작은 아씨들 ㉴ 제인 에어 ㉵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 크리스마스 캐럴 ㉷ 토비 타일러, 또는 곡마단과 보낸 십 주 ㉸ 폴리애나 ㉹ 하이디 ㉺ 허클베리 핀의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