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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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글/그림  이세 히데코 글/그림
출판사 청어람미디어 일 자 / 서평일자  2007년 12월 22일 / 08년 01월 04일
RELIEUR ET ROBINIER .... 영어는 아닌가보다. 를리외르 라는 직업을 뜻하는 무엇인것 같은데...
RELIEUR은 (제본가)를 뜻한단다.
아, 를리외르를 프랑스어로는 저렇게 쓰는거군.

전기에 감전된듯 코끝에 찌릿찌릿 전해져 오는 짜릿함, 가슴이 뭉클쿵클 해지는 울컥함.
울음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림책을 보며 울줄은 미쳐 알지 못했다. 한동안 이런 기분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물며 책을 읽은지 일주일이나 지난 이 시간에도 마지막장면이 오버랩되어 내 눈물샘을 자극해 온다. 내 연기를 했음 우는 연기는 끝내주게 했을 것 같은 기분, 끝내준다.

기껏 그림책 하나 보구선 유난을 떤다 하는이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난 감사할 뿐이다. 이 삭막한 세상에 내 던져졌으나 온실안의 화초처럼 동심의 세계는 아직 온전하게 살아있다는 얘기일테니 말이다.

'를리외르' 이름 한번 어렵다. 이 복잡한 이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혀는 안 꼬일려나. 거기에다 '사람 이름이 아냐, 이건 직업을 칭하는 거란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생소한 단어에 직업에, 나 조차도 읽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을 아이들에게 이해 시키라는 건, 책을 읽어주는 일보다 10배 아니 100배 정도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어른들의 의무이다. 기본적인 것도 하지 못하는 선생님, 부모라면 아예 시작을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단지 책을 읽어준다 하여 아이들과 그 시간을 함께 했다 착각은 하지 말아야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용기를 갖고 시작하자.
말하고 말해 입이, 목이, 머리가 아프다 하더라도 읽어주고, 설명해주고, 꼭 이해시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다.


연필로 쓱쓱 그린 스케치 위에 파스텔톤 물감을 바른 붓 하나가 캔버스를 이리저리 잘도 돌아다닌다. 아무렇게나 쓱쓱 문지르고 칠한것 같지만 정교하게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이세 히데코, 그의 그림체가 아주 마음에 든다.
그 그림체와 어울리는 구도와 조화로운 그림은 보면 볼수록 매료시키는 힘이 실려있다. 무어라 형용해야 할까? 그림들이 살아있다고 해야 하나, 흡인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이 책에서는 특히나 꼬마 주인공 소피와 일명 를리외르 아저씨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서로의 장면들을 묘사한 부분은 재미도 있거니와 각기다른 이미지를 합쳐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어 짐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창의력을 높이는데도 좋을 것 같다.


"를리외르가 뭐지?
책 의사 선생님 같은 사람인가? (P13)

제본가가 책 의사 선생님?
자세히는 알지 못했지만 소피는 알고 있었다. 를리외르 아저씨가 자신의 책을 고쳐줄거란 사실을.
나무백과사전을 수도없이 보구 또 보구, 투두둑 떨어질때까지 보던 소피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난? 내가 좋아하는 책이 있었던가? 제본이 필요할만큼 그럴 책이 있었던가?
요즘 '내 인생을 바꾼 한권의 책'을 보구 있다. 48명의 유명인들의 그들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책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 책을 보면서도 '나에게도 저런 책이 있을까?' 란 질문을 수도없이 하곤 했었는데, 우리의 소피는 그게 무엇인지 그 어린나이에 알고 있었다.
어렸을적에 많은 경험과 책을 읽히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걸 아이들 스스로 찾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책을 친구로 만들어주는 이유이다.

"아저씨 손, 꼭 나무옹이 같아요." (P36)
그가 장인이였음을 암시하는 한마디.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그렇게 사라질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읽는 책인데 슬픈결말은 일어나지 않을거라 믿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들아, 저 나무처럼 크게 되어라." (P44)
"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P45)
"고치고 다시 튼튼하게 제본할 때마다 책은 새 생명을 얻는 거란다." (P46)

를리외르 아저씨의 아버지가 어린 꼬마에게 남긴 말들은 어떠한 교훈보다도 값진 것들이였다.
요즘 부모들처럼 억압된 가르침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여 큰 교훈과 가르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말 한마디들.
회사 언니가 털어놓는 이 시대의 교육은 쳇 바퀴에 다람쥐가 돌듯 부모, 아이 할것 없이 죽어라 돌려도 어느 누구하나 인정해 주지 않는다 하였다.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겠지.
꼭 모든걸 다 잘해야만 성공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엔 제본가란 직업이 왜 없는것일까? 특정분야의 세분화된 직업이 왜 각광받지 못하는 것일까?
한 분야에만 온 힘을 쏟아 파고들어도 평생 그 일을 이루어내기가 힘들진데, 대한민국 이라는 이 작은 땅덩어리에 사는 우리들은 멀티가 아니고서는 살아남기가 너무 힘들다.
'아버지, 당신의 그 정신 저도 배우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의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은 다 놔버려야겠죠.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죠?'



아주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아래 한 아이가 서있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달콤한 말로도, 집약된 지식이 축적되어 나열되지도, 장황한 덧붙이기도 필요없는 장면이다.
오로지 두줄, 딱 두줄이면 된다. 그리고 그의 그림과 함께.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뜨거운 눈물 흘리기에, 그래 그것으로 충분하다.

가장 좋았던
문구나 그림
 나무앞에 서있던 장인의 모습. 그의 옆모습에 모든것이 담겨져 있다.
이럴때 추천한다  책의 중요성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함께 보여주면 좋은 그림책으로는 [아름다운 책 / 비룡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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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인 2008-01-15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스크랩 오버가 아니라 그냥 오버랩이 아닐까 싶은데

아이아띠 2008-04-1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민망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