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인단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이사카 코타로
 

이사카 코타로 작가의 책을 접하게 된 것이 이리 기쁠수가 없다.

법학부를 나온그가 이런글을 쓸 수 있는것은 일본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우리나라였다면 그 어려운 공부하여 소설을 쓴 다 하면 주위의 필사적인 반대에 부딪혀 발 한번 들여보지 못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 그들을 훔쳐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가?

인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끼어든다면? 아니 자신도 모른체 슬그머니 다른이의 인생에 합류하게 된다면...

중반부까지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아파옴을 느꼈다.

과거의 시점이 누구이것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당연히 '가와사키'일거라 생각하면서도 무언가가 어긋나가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어 심히 혼란스러웠던 초반부였다.

 

책을 읽다보면 밥 딜런의 "Blowin's in the wiind"란 노래가 수없이 많이 열거된다.

이러한 이유는 이 노래가 모든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너무 많이 등장하는 탓에 들어보지 않는 이상 책을 읽고 있다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를 찾아내었다. 그리 할 수 밖에 없었던 밥딜런의 노래.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s in the wind' -->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그들의 이야기는 바람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 가와사키의 행동에 부끄러워지는 내 모습

순리를 거역하는 걸 보지 못하는 주인공들, 그 중에서 가와사키를 보면서 몇일동안의 올바르지 못한 내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다.

요즘 들어 부쩍 버스를 타면서 책을 본다는 이유로 '노약자석'에 앉는 안일한 행동을 하는 나를 보게 된다.
 

p136 [지팡이를 짚은 남자의 발치를 보고 나는 퍼뜩 지팡이를 짚은 남자가 보도 끄트머리를 걷고 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 부분만 색이 칠해져 있었고, 굴곡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점자블록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중략) 가와사키가 걷어찬 자전거는 전부 점자블록 위에 세워 둔 것이었다.]

가와사키의 행동과 내 행동이 교차되면서 순간 얼굴이 화끈거려온다.

#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

가와사키를 지키는 것은 수련한 외모와 뛰어난 말 솜씨, 그리고 모든 여성을 사랑할 수 있다는 자기만의 암시.

도르지는 "그렇군요"의 어색한 일본어 솜씨.

레이코씨는 차가울 정도의 하얀 피부와 감정없는 표정..

고토미는 남을 먼저 공격하는것.

p157 [공격은 최대의 방어라는 원리는 멋대로 타국을 침공하는 군사대국의 주장으로도 들리고, 공격은 잘 하지만 투수진이 붕괴한 야구팀은 우승할 수 없는 법이라 거의 신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효과적일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행하고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입을 닫아버리는 행동....


# 인간이란 행동해야 할 때일수록 내키지 않아 하는 생물..(P358)

숨가쁘게 이들의 내용을 따라다니다 결단을 내린 그들을 보는것은 참으로 힘들었다.

순간적인 판단이였을까? 오랜시간 자기안에 내포되어 있던 것들이 표출되어진것일까?

고토미의 판단도 충격적이였지만, 도르지의 판단도 충격적이였다.

홀로 남아있던 것이 미안한 마음에 그랬을지 모른다고 날 다독여 보지만 흥분된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코인로커안에 하느님을 가둔 후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토미의 환상대로 된 것이라면 이건 너무 슬프게 끝나는 것이 아닌가.

 

TV에서 지하철에 띄어든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을 볼때마다 과연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보곤 하였다.

과연, 다른 이의 인생에 끼어들어 그 사람을 구하고 내 자신을 버릴 수 도 있는가 라고 질문을 했을때 항상 내 대답은 "YES"였다.

하지만 막상 행동해야 될 때가 다가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No"라고 이야기 하겠지.

그리 쉽게 끼어 들 수 있는 일은 아니니 말이다.

 

훗날, 나에게 시나나 고토미와 비슷한 상황을 겪게된다면 내 온몸이 YES라 말하며 온몸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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