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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사랑에 빠지다 1 ㅣ [BL] 사랑에 빠지다 1
제이비 / 시크노블 / 2018년 3월
평점 :
첫사랑에게 거절당한 아픔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기유는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 사귀게 된 연인 진성을 친구들에게 소개시켜 주기로 합니다. 기유는 기쁜 마음으로 진성과 함께 친구 호세의 가게로 향하지만 친구들은 물론 진성마저 불편한 기세를 보이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첫사랑 상대인 창민이 등장하면서 창민이 진성과 보통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혼란에 빠져 가게 밖으로 나간 기유는 때마침 일어난 월식 현상과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정신을 잃고, 다른 세상의 루나스로 깨어납니다.
시작하자마자 태양의 신 솔라와 달의 신 루나에 대한 신화가 나오고 루나가 순결한 아이의 영혼이 둘로 나뉘었다며 곤란해 하는 장면이 나와서 상당히 스케일이 큰 소설이구나 생각했는데요. 설정은 장황한데 내용 전개 자체는 가벼워서 차원이동 한 세계에 있는 루나스(기유)와 과거 과거 대한민국에서 기유가 겪은 일이 번갈아서 나오는 산만한 구성 빼고는 괜찮았어요.
초반에는 너무 뜬금없이 흐름을 뚝 끊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서 당황스러웠는데 읽다 보니 기유가 대한민국에서 겪은 일이 기유가 이세계로 오게 된 이유와 연관되어 있는 게 보여서 흥미진진했습니다.
기유가 차원이동하게 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초반에 나온 둘로 나뉜 영혼 이야기와 기유가 들어가게 된 몸의 주인이 달의 아이라는 점, 기유의 어릴 적 얼굴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으로 보아 원래 이쪽 세상에 있었어야 할 인물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어요.
갑자기 낯선 세계로 이동한 사람치고 기유가 참 적응을 잘하고 발랄해서 과거 회상 부분보다는 루나스로 활약하는 부분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1권에서는 애정 관계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루나스와 결혼한 황제와 루나스를 보호하기 위해 온 신전 기사단장 루퍼스가 루나스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미묘한 상황인데요.
원래 기유의 성향이 탑이고 여리고 약한 존재와 미인을 좋아하는지라 갑질하는 밉상 황제와 차가운 루퍼스에게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오히려 황제의 애첩 아르젠에게 더 관심을 보입니다. 황제에게 격하게 당한 아르젠의 건강을 염려해서 친히 약초를 주며 사용법까지 섬세하게 일러주는 기유를 보며 얜 뭐지? 싶었네요.
그 관심이 사랑은 아니고 황제에게 험하게 다뤄지는 아르젠에 대한 안쓰러움과 아르젠의 미모로 인해 갖게 된 호감이 결합된 형태라 작은 동물을 귀여워하는 감정에 가깝습니다만... 예전의 루나스와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기유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황제가 아르젠을 열심히 질투해서 웃겼어요.
그래도 황제는 식사 같이 하자고 기유를 부르고 선물로 기유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보내면서 호감을 표시하는데 루퍼스는 조금씩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라 제가 원하는 짜릿한 삼각관계 구도는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루퍼스의 정체가 달의 아이의 짝인 태양의 아이라서 루퍼스가 기유의 연인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루퍼스가 냉정하고 도도해서 둘이 어떻게 사랑하게 될지 짐작이 안가네요.
루퍼스는 내가 태양의 아이라도 인간 세상에 관여 할 생각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미 기유를 보러 왔다는 시점에서 충분히 관여한 셈이라... 앞뒤가 안 맞죠ㅋㅋ
예전 소설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올드한 분위기가 있어서 살짝 취향을 탈 것 같아요. 초반 전개가 좀 불친절해서 진입장벽도 있는 편이고요. 특히 현재와 과거를 두서없이 오가는 부분이 산만해서 적응하기 힘들었네요.
설정에 비하면 내용이 매우 단순하게 전개되고 주인공인 기유가 26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매우 발랄+방정맞아서 전반적으로 가볍고 유치한 편이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괜찮은데 짜임새 있는 탄탄한 내용을 바라면 아쉬움이 좀 있는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 탑이었던 기유가 어떻게 아이를 낳게 될지, 이제 부릉부릉 시동 걸기 시작한 황제의 마음이 어떻게 폭주할지. 루퍼스와 기유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해서 2권도 보려고 합니다. 원래 루나스였던 영혼은 어딜 헤매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차원이동 소재를 좋아하고 당돌한 기유의 성격이 마음에 들어서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