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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女子 1 ㅣ 女子 1
완전천재 / 로아 / 2018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20살에 임신을 계기로 결혼하여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22년을 살아온 희진.
주부로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잘 나가는 대기업 남편은 점점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가고, 대학생이 된 아이들과의 관계 또한 소원해서 허탈감과 공허함이 밀려옵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친구인 지연뿐...
전업주부의 삶을 벗어날 용기가 없었기에 권태로운 일상을 반복하던 희진은 우연히 남편의 외도 장면을 목격하며 크게 충격을 받습니다.
보통 남편의 외도 장면을 보게 된다면 충격과 함께 분노를 느낄 텐데요. 희진은 남편의 외도 장면을 함께 목격한 친구 지연에게 “내가 뭘 잘못했을까?” 라는 말을 꺼냅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며 너는 좋은 엄마와 좋은 아내라고 희진을 달래는 지연의 말에 희진은 “대신 좋은 여자는 아니었나 보지....... 그 사람한테 나는 여자가 아니니까......” 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요.
희진의 말을 보면서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소개글에 있었던 ‘난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 여자로 살고 싶다.’ 라는 문장이 떠올랐어요.
‘여자’라는 간결한 제목에 담긴 의미가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습니다.
로맨스 소설 여주의 나이로 흔치 않은 40대, 남편과 대학생 자녀가 있는 결혼 22년차 전업주부... 처음에는 이런 설정으로 로맨스 소설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들었습니다.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과 이혼 준비를 하면서 희진이 겪는 일들은 로맨스 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과 전쟁에 나올 것 같은 내용이었거든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쉽게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남편과 다시 잘해볼 생각을 하는 희진이 답답하면서도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어요.
실제로 제가 겪은 바는 없지만 주변에서 이혼을 고민 중인 부부의 사례를 들어보면 아이 때문에 억지로 참고 사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이혼을 망설이는 희진의 마음이 답답하면서도 이해가 가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남편의 폭행으로 인해 이혼을 한 희진은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깨닫고 다시 살아보고자 다짐합니다.
1권은 로맨스보다는 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았던 희진이 이혼을 계기로 결혼 하면서 잃어버렸던 ‘여자’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는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혼을 앞두고 희진이 부모님이 계신 제주도에 가면서 남주 재휘를 만나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재휘에게 경계심을 느끼기 때문에 둘이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아요.
이혼 후 3년의 시간이 지나 희진의 아들이 재휘의 회사에 희진의 이력서를 접수하면서 희진을 알아본 재휘가 희진의 공방에 찾아가지만 희진은 재휘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사실 재휘가 희진에게 호감을 갖는 이유가 설득력이 없어서 재휘에게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요. 3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희진을 기억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공방까지 찾아가는 적극적인 면이 마음에 들어서 호감이 생겼어요. 희진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삐치는 것도 은근 귀여웠고요.
희진이 준휘보다 연상이기는 하지만 준휘의 나이도 어리지는 않아서 연하라고 해도 상처로 가득한 희진의 마음을 충분히 보듬어 줄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둘의 관계가 기대되네요.
로맨스 소설은 20대, 많아도 30대 중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식상할 때가 많았는데 40대 희진이 엄마가 아닌 여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남편의 불륜으로 인한 이혼이라는 흔한 소재를 막장 전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풀어나간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자신보다는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희생하는 희진을 보며 우리 엄마도 희진과 같은 마음일까? 하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네요.
나이가 어려도, 결혼을 하지 않았어도, 여자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