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왕님의 티타임 1 - 제로노블 043 여왕님의 티타임 1
목영木榮 / 제로노블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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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하나도 안 보고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해서 여왕님의 티타임이 제가 생각한 우아한 휴식시간이 아니라 여왕이 정부들과 성욕을 푸는 시간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 명의 정부들과 한꺼번에 격렬한 티타임을 갖는 여왕을 보며 씬 중심의 고수위 역하렘물인가 보다 하고 실망했는데, 색다른 설정과 성차별을 꼬집는 풍자들이 흥미로워서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읽었네요.

 

소설 속 세계는 여자의 수가 현저히 적고, 성비가 정해져 있어 일처다부제가 당연한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곧 남편을 맞이해야 하는 여왕 이사벨도 언제나 여왕을 보필하는 시종장 로렌조, 여왕의 남편을 목표로 새로 들어온 야심만만한 오르한, 마찬가지로 여왕의 남편 자리를 노리는 브레드, 유능한 기사단장, 귀여운 소년까지 모두 다섯 명의 정부를 두고 있죠.

 

여존남비 사회에서는 뛰어난 인재가 아니고서야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없고, 아내의 지위에 따라 남편의 대우도 달라지기 때문에 결혼을 신분상승의 기회로 여기는 남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정부는 여러 명 둘 수 있지만 남편은 오직 하나, 대를 이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상대도 오직 남편뿐... 그렇기에 이 세계의 남자들은 여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밤기술을 훈련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된다.’ 는 인식이 아직도 꽤 있는데요. 소설이고 남녀의 사회적 지위가 정반대긴 하지만 결혼만 잘 하면 된다는 인식을 빗댄 것 같아서 신분 높은 여자와 결혼하려는 남자들의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철저한 여자 위주의 세상에서 여자가 허락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이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남자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여자들도 종종 보여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남자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남녀차별을 꼬집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표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기에 소설 속 녀남차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여존남비가 당연한 세계에서 여왕이라는 정점의 위치에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주 이사벨은 정부들을 진심으로 소중히 생각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공명정대한 모습을 보여줘서 멋졌어요.

자신을 만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있는 브레드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도 내 사람이니 내치지 않겠다며 감싸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사벨이 정부들을 포함해서 남편감을 물색하고 있는 상태고 스트레스가 쌓였거나 마음이 동할 때 거리낌 없이 정부들과 관계를 나누기 때문에 씬이 상당히 자주 나오지만 이사벨의 현명함과 능력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도 꽤 나와서 이사벨의 매력이 돋보였어요.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남편이 있는 여자가 정부의 아이를 낳게 된 사건이었는데요.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법무부 장관과 여성부 장관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가족의 사정을 고려하여 공명정대한 판결을 내리는 이사벨의 현명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자를 함부로 하는 남자들의 행동에 분노한 신이 의도적으로 성비를 조정하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귀해진 여자의 인구 수 때문에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위치가 바뀌게 된 것은 오만한 남자들이 자초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수가 적고 귀한 존재이니까 남자와 여자의 값어치가 다르다며 무조건 법을 어긴 정부를 죽이고, 아이를 멀리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관료들의 의견은 동의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 사건을 이사벨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심이 갔는데 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걸 보면서 이사벨은 모두를 공정하게 대하는 진정한 군주라는 확신이 들어서 급호감이 생겼습니다.

남편감을 고르는데 있어 인물, 재력 등의 조건을 따지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도 멋있었고요.

 

멋짐 가득한 이사벨이 과연 누구를 남편으로 선택할까 정말 궁금한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로렌조가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엔 야심만만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오르한이 남주인가? 했는데 초반 비중은 높았으나 점점 비중이 줄어드는 걸 봐서 아닌 것 같아요. 다른 정부들은 존재감과 비중 모두 없고요.

이사벨의 곁에 항상 붙어있고, 이사벨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고 있으며, 여러모로 이사벨의 마음에 드는행동만 하는 로렌조가 남편감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로렌조가 가장 마음에 들어서 팔이 로렌조로 굽는 것도 있지만요.

신분이 보잘 것 없어서 자신은 남편이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이사벨이 신분을 따질 사람이 아니니 저는 로렌조 주식을 사겠습니다!!

 

일방적인 들이댐으로 금방 해결이 되기는 하지만 근친요소가 있고, 일처다부제라 이사벨이 여러 명의 정부와 거리낌 없이 관계를 갖는 것이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지만 뚜렷한 여존남비 세계관과 현대 사회의 남녀 차별을 완벽하게 뒤집은 소설 속 상황들이 흥미로워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여주가 수많은 남주들에게 이유 없이 사랑 받는 역하렘물이 아니라 여존남비라는 설정이 뒷받침돼서 더 몰입하며 볼 수 있었어요.

아쉬운 점은 이사벨에 비해 정부들의 존재감과 매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

그래도 신선함과 남녀의 관계가 역전된 상황에서 오는 통쾌함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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