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더 운명
미리 / 에피루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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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부마 자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려 하루아침에 천민이 된 이원.

연모하던 이원이 노비가 되어 나타났지만 그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예원.

고려를 배경으로 서로를 심장에 품을 수 없는 신분의 차이를 가진 주인공들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신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태어나고 자란 고려를 떠나야 했던 원은 송나라에서 의왕이라는 높은 지위에 올라 고려로 다시 돌아옵니다.

자신을 역적으로 몰아간 나라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 천민의 신분이 되었다는 이유로 가질 수 없었던 예원을 향한 소유욕에 불타오르는 이원은 고려에 도착하자마자 예원을 찾는데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음이 분명한데 둘의 재회는 애틋함 보다는 불편한 분위기가 흘러서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궁금했어요.

그토록 바랐던 예원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예원을 위협하여 거칠게 관계를 갖는 이원의 폭력적인 태도도 의아했고요.

사랑하는 여인을 대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는 이원의 거친 말과 행동에 괴로워하면서도 여전히 이원을 향한 연모의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예원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원이 고려를 떠나야 했던 이유가 과거 회상을 통해 드러나면서 이원의 분노와 복수심은 이해가 갔지만 그 분노의 대상 중 하나가 예원이라는 점은 끝내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나는 이제부터 너의 주인이다. 나는 더 이상 고려의 천민이 아니다. 너를 소유할 것이다.’

너는 나에게 있어서 단 한 번도 상전이 아니었다. 네가 내 것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원의 말에서 예원을 향한 집착과 소유욕은 물론 천민이라는 이유로 예원을 주인으로 모셔야 했던 일에 대한 분노가 느껴져서 예원이 양반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못되게 굴기라도 했나 싶었는데 오히려 반대였더라고요.

이원이 천민이 되었어도 예원은 이원을 종으로 생각하지 않고 존대하며 이원을 계속 연모하는 도련님으로 대했고, 서로 마음이 통해 사랑을 나누기 까지 했으면서 예원의 엄마가 자신을 내쫓았다는 이유로 예원에게까지 복수심을 불태우는 건 납득이 가지 않았어요.

용납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하나뿐인 딸이 천민과 정분이 났는데 가만히 있을 양반이 어디 있답니까...

게다가 도망치듯 송으로 떠나게 됐어도 예원에게 충분히 연락 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아 예원이 버림받았다고 느끼게 해놓고 예원이 엄마의 강요로 다른 사람과 혼인을 생각했다는 이유로 분노하는 것도 적반하장으로 느껴졌어요.

 

이원의 행동도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며 이원에게 순종하는 예원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신분을 떠나서 이원만을 사랑했고, 이원이 말없이 송으로 떠난 뒤 어떻게든 그를 만나고 싶어서 교환의생으로 송에 가기 위해 노력까지 해놓고 왜 이원에게 죄책감을 갖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왜 날 버리고 떠났냐며 화를 내도 부족한데 그저 내가 죄인입니다~ 하고 묵묵히 이원에게 휘둘리면서 여전히 이원을 사랑하는 모습이 답답했습니다.

여의원으로 일할 정도로 똑똑한데 그 총명함이 사랑 앞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하나 봐요.

자신을 노리개 취급하는 이원의 태도에 상처 입으면서도 끝까지 이원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하는 예원의 순정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 절절한 사랑이 공감가지는 않았습니다.

 

비틀린 남주의 복수심으로 인해 엇갈리기만 하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후궁으로 간택될 위기에 처한 예원을 이원이 왕에게 청해 부인으로 맞이하면서 허무하게 끝을 맺습니다.

증오심에 불타올라 복수만을 외치며 예원까지 상처주고서는 예원이 후궁이 될 상황에 처하자 복수고 뭐고 혼례나 올리자! 는 결말로 끝나서 황당했네요.

시대적 상황과 신분의 차이로 인한 안타까운 사랑이라는 설정은 참 좋았는데 설정만큼 만족스러운 내용은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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