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으로 인해 살던 마을과 부모님을 잃고 갈 곳 없는 처지가 된 승윤에게 다가온 시혁.
부모를 죽은 자신에게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며 승윤을 수습기사로 추천합니다.
사실 부모의 죽음을 복수할 생각보다 하층민의 삶에서 벗어날 기회가 더 간절했던 승윤은 시혁의 제안을 받아들여 메탈나이츠 소속의 수습기사가 됩니다.
누구보다도 강한 시혁을 보면서 승윤은 점점 시혁을 동경하게 되고 그와 동등해지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는데요.
시혁을 동경하는 감정은 승윤이 성장하면서 점점 애정과 집착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시혁을 부모님의 원수로 생각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미움이 사라질 정도로 시혁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승윤이 시혁을 좋아하는 것은 놀랍지 않았습니다.
동경의 감정이 사랑으로 바뀌기 시작한 승윤에게 어느 날 시혁과 단장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들려오고, 시혁과 단장이 소문과는 달리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시혁은 애정은 광기를 머금기 시작합니다.
단장의 개로 키워진 시혁을 해방시키겠다는 합리화의 과정을 거친 승윤은 단장을 방심하도록 만든 뒤 단장을 죽이지만 시혁의 마음은 승윤을 향하지 않고, 단장을 잃은 슬픔에 방황하며 망가져 갑니다.
개인적으로 시혁의 마음을 잡기 위한 승윤의 대처가 좀 아쉬웠어요.
계획적으로 단장을 죽일 정도로 실행력을 가진 사람이 시혁에게 마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휘둘리기만 하는 모습이 답답하고 못나 보였습니다. 시혁이 세인트나이츠의 기사단장이 되면서 단원들에게 관심을 가지니까 질투하는 모습이 이기적이고 어려 보여서 한심했고요.
단장이 죽은 뒤 삶에 대한 의지를 잃고 방황하는 시혁에게 승윤은 마음에도 없는 복수 이야기를 하며 시혁을 살리려했지만 시혁은 위기에 처한 승윤을 구하고 허무하게 죽고 맙니다.
그리고 시혁이 죽으면서 남긴 말과 자신이 시혁을 죽였음을 인정하는 세한의 말에 승윤은 세한에게 복수를 다짐하게 되죠.
시혁에 의해 복수를 위한 삶을 시작했고, 시혁을 좋아하게 되며 내려놓았던 복수심이었지만 결국 또 시혁의 원수를 향한 복수심으로 살게 된 승윤.
스스로가 인생을 꼬았다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승윤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외전이었습니다.
왜 굳이 조연인 승윤 시점의 외전을 중간에 넣어야 했을까 했는데 의아했는데 다 읽고 나니 이해가 가네요.
세인트나이츠 소속인 승윤이 상사인 세한에게 갖는 이유 모를 증오심, 좀비와 적대하는 세인트나이츠의 전 단장이었다는 시혁의 과거, 좀비가 된 시혁이 갖게 된 능력까지 한꺼번에 납득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인 스토리에 감탄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읽으면서 설정은 좋은데 허술한 부분이 좀 있어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쉬어가기용으로 넣었나? 생각했던 외전에서 이렇게 복선들을 회수하게 될 줄이야...
보통 외전은 주인공의 숨겨진 이야기로 진행이 되는데 조연의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의 핵심 내용을 밝히는 점도 색달라서 좋았습니다.
승윤의 어두운 과거가 중점이 되는 이야기라 다소 가벼운 분위기의 본편에 비해 묵직하고 피폐한 느낌이 드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본편 분위기는 피폐라고 하기엔 오묘했는데 외전은 확실히 피폐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외전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알게 되어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좀 더 매끄럽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부는 산만한 느낌이 강했는데 2부부터는 확실히 정돈된 느낌이 들어서 몰입이 더 잘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