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지나간 이야기 1 [BL] 지나간 이야기 1
마카롱 / 비하인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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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며 절절하게 후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는 좋았으나 이어진 내용이 상당히 뜬금없고 몰입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단 배경은 학원물인데 주인공인 희노가 하는 행동이 하나도 학생 같지가 않아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풋풋한 학원물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습니다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수시로 담배를 피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모텔에서 여자 친구와 관계를 갖는 건 좀 아니잖아요...

일진도 아니고 반항기가 좀 있는 학생인데 설정이 과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희노의 오글거리는 감성이었어요. 인생에 회의감을 느껴진다느니, 혼자는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이 무력감에서 누군가 나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등등 질풍노도의 시기임을 드러내는 희노의 생각들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인생 그저 허무하고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는 외로운 늑대(....) 희노가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이 있었으니 같은 반인 한유입니다.

자기가 먼저 관심을 가져놓고선 한유가 바퀴벌레처럼 내 머릿속에 씨를 뿌려 놓고 자리 잡았다며 희노는 혼자 트집을 잡습니다. 친구 말에 의하면 둘은 예전에 같이 축구도 했었다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 희노를 보고 혹시 사고를 당해서 머리에 문제가 있나 싶었는데요. 그건 아니지만 병이 있기는 하더군요. 그 고치기 힘들다는 중2...

소설 내용 중에 희노가 14살에 혼자 살기 시작해서 15살부터 방황을 시작했다는 부분이 나오는 걸로 봐서 시기상으로도 중2병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희노의 관심 픽이 된 한유도 희노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혼자 있고 싶으니 이 세상에서 모두 나가주세요, 인생사 다 부질벗다라는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둘이 느낌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제 겨우 고3이 된 학생 둘이 벌써부터 인생이 뭐 그렇게 힘들고 괴롭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황당했는데 둘 다 가슴 나름의 사연이 있었어요.

어린 자식이 받을 상처는 생각지도 않고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난 부모로 인해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된 희노.

불의의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된 손 때문에 여자 친구의 아버지로부터 폭언을 듣고 사랑을 끝내야 했던 한유.

서로 가지고 있는 상처는 다르지만 어린 나이에 받은 상처로 인해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비슷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희노의 관심처럼 희노를 귀찮게 생각했던 한유의 감정이 입맞춤 한번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해요.

갑자기 왜? 하는 생각만 드는 두 사람의 뜬금없는 감정 변화로 시작된 관계는 시작은 이상했지만 막상 가까워지고 나니 생각보다 바람직한 양상을 보입니다.

부모가 주는 상처로 인한 아픔을 홀로 견디며 괴로워했던 희노의 곁에 한유가 있어주면서 희노는 조금씩 상처를 극복해나가요.

한유와 친해지기 전 손이 불편한 한유의 신발 끈을 대신 묶어주는 연호를 질투하며 그 신발 끈을 묶어주는 사람이 자신이기를 바라는 희노를 보면서 희노가 한유의 버팀목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과 정반대로 흘러가는 둘의 관계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인생을 다 산 사람처럼 굴던 희노는 한유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까칠한 한유가 어른스럽게 희노를 다독여주고 힘이 되어주는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낀 건 저 뿐이었을까요...

한 사람이라도 어른스러우니 다행이긴 한데 어쩐지 영 어색한 모습이라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공감가지 않는 설정, 오글거리는 감성, 개연성 없는 전개, 갑작스러운 둘의 감정선 등으로 인해 매끄럽게 읽히는 글은 아니었지만 상처가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주제는 좋았습니다.

희노가 한유를 의식하게 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좀 더 자연스럽고 개연성이 있었다면 받아들이기 쉬웠을 텐데, 아무리 금사빠 주인공이 많다지만 왜 좋은지도 모르면서 너무 좋아하게 됐다.” 는 희노의 뜬금없는 심경 고백과 함께 몰아치는 감정은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까칠했던 한유의 갑작스러운 변화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요.

소재는 괜찮았는데 소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져서 충분히 괜찮게 느껴질 수 있었던 내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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