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꿈을 꾸는 여자
김미연 지음 / 에피루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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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일어날 사고를 꿈을 통해 볼 수 있는 여주는 곧 일어날 사고를 알면서도 사람들을 구할 수 없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꿈에서 본 사고를 통해 남주를 구하게 된 여주는 남주를 구하면서 무의식에 흘린 말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남주에게 들키게 됩니다.

방송사 및 신문사를 경영하고 있는 남주는 여주의 예지몽을 사겠다는 제안을 하고, 여주는 꿈에서 본 사고를 막아주는 것과 남주의 회사에 취직하는 조건으로 남주와 계약하게 됩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봐야 하는 악몽을 매일 꾸며 괴로워하는 여주의 마음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남주였지만 꿈을 통해 여주와 가까워지면서 점점 그녀를 악몽에서 구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여주 또한 악몽을 꿨을 때 기댈 수 있는 존재인 남주에게 끌리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꿈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설정과 남주와 만나게 되면서 점점 뚜렷해지는 여주의 능력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뒤로 갈수록 어설픈 전개가 몰입을 방해해서 아쉬웠습니다.

여주를 향한 남주의 감정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것 또한 개연성이 없게 느껴졌는데요. 둘은 계약에 의한 기브앤 테이크 관계일 뿐인데, 여주가 남주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남주가 갑작스럽게 여주에게 집착하고, 여주과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에 질투하는 모습이 뜬금없고 당황스러웠어요.

남주 자신도 왜 여주에게 그런 감정을 갖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혼란스러워 하다가 뒤늦게 자신에게 여주가 특별함을 느끼고 안정을 찾는데, 그 특별해진 계기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남주의 감정 변화에 공감하기 어려웠네요. 여주의 옆을 항상 든든하게 지켜주며 의지가 되어주는 모습은 마음에 들었지만요.

 

여주 또한 남주를 처음 만났을 때의 적극적인 모습과 다르게 점점 소극적이 되어가고 남주에게 의지하려는 모습이 강해져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인해 가족과 섞이지 못하고, 가족을 잃고 난 뒤에는 곁에 아무도 두지 않고 홀로 예지몽과 싸우면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강한 성격이 인상적이었는데, 남주라는 버팀목이 생기면서 점점 약해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특히 자신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살인마의 등장 이후로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진 것이 느껴졌어요.

살인마 사건 초반에는 여주가 피하지 않겠다며 당당하게 맞서 싸우려는 모습을 보였는데 살인마의 능력에 휘둘리면서 남주에게 의지하는 전개로 흘러가 보호받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여주 스스로 악몽을 떨치고 발전했다면 좋았을 텐데 남주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수동적인 결말로 끝나서 안타까웠어요.

 

두 사람이 결혼 후 5년이 지난 뒤의 삶을 보여주는 에필로그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물려받은 딸을 보며 여주는 괴로워만 하고, 남주 홀로 여주와 딸을 달래주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능력으로 인해 부모에게 배척받으며 자란 상처가 있으면서도 자신과 같은 처지의 딸을 제대로 보듬어 주지 못하고 남주에게 역할을 돌리는 여주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사람이 가정을 이루어 자식을 낳고 사는 모습을 보면 행복해야 하는데 여주로부터 대물림된 능력으로 인해 딸도 여주처럼 악몽에 시달리는 삶을 살아야 하기에 씁쓸했어요.

 

설정과 소설의 중심 사건은 흥미로웠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무너지는 캐릭터와 흐지부지 마무리 된 사건으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결말이라도 행복했다면 좋았을 텐데 여주의 능력이 딸에게 대물림되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여주의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져서 제 기준에선 개운하지 못한 결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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