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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재계 제왕의 너무 달콤한 사육애
미쿠리야 스이 지음, 난고쿠 바나나 그림 / 시크릿노블 / 2018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제목에 ‘사육애’ 라는 단어가 있어서 남주가 여주에게 집착하며 철저하게 자신의 펫으로 길들이는 내용을 생각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내용이라 좀 실망스러웠어요.
갑작스러운 화재로 살던 아파트와 살림살이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 여주는 정처 없이 떠돌다가 남주를 만나게 됩니다. 비를 많이 맞고 지친 상태였던 여주는 남주와 대화를 나누던 중 기절했고, 정신을 차려보니 남주의 집에 있었습니다. 무단결근으로 아르바이트를 잘리고 의지할 곳도 없는 암울한 상황이지만 여주는 남주에게 신세를 꼭 갚겠다고 하는데요. 여주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여주의 뒷조사를 마친 남주는 의지할 곳이 없는 여주의 상황을 비꼬듯 지적하며 자신의 ‘심심풀이용 장난감’이 될 것을 제의합니다.
여주가 기절한 사이에 철저하게 여주의 신원을 조사한 남주가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정체를 모르는 사람을 집에 둘 수 없어서 그랬다는데, 그러면 병원에 맡기면 되는 것이 아닌가요?
게다가 정부 노릇은 할 수 없다는 여주의 말에 정부는 아니고 펫으로 길러주겠다며 다짜고짜 키스하는 것도 황당했습니다. 말만 펫이지 사실상 정부인데 무슨 말장난인지...
여주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장난감이 되라는 남주의 말에 정부 노릇은 할 수 없다고 해놓고선 남주가 정부가 아니라 펫이라는 말을 했다고 ‘그래! 이건 펫이라는 명칭의 아르바이트야!’ 하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황당했습니다. 진짜로 펫의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죠.
펫으로 길러주겠다고 했으니 집에 가둬두고 능욕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남주는 여주의 행동에 딱히 제약을 걸지 않습니다. 가끔 ‘너는 내 펫이니까. 주인에게 절대복종 해야지.’ 하면서 여주를 희롱하기는 하지만 끝까지 가지는 않아요. 그래서 펫과 주인이라는 갑을관계의 동거생활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일상은 대부분 평범하고 단조롭습니다.
강압적인 듯하면서 은근 배려심 있는 남주에게 여주는 점점 호감을 갖게 되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지만 여주가 다가오려고 할 때마다 남주는 날을 세우고 곁을 내주지 않습니다.
남주는 여주를 보고 경계심 있는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보기엔 여주는 경계심 따위 없는 순진하고 평범한 여자고, 오히려 남주가 더 경계심이 심하게 보였어요. 애당초 경계심이 있다면 처음 보는 남자의 펫으로 살겠다고 하지 않았겠죠:(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에 경계심이 많은 남주가 여주를 집으로 데려온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남주는 여주를 전에 본 적이 있었더라고요.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주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던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남주가 그토록 다른 사람을 경계하는 이유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정부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본부인에게 학대 받으며 자랐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만 주변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믿지 못하고 경계하는 사람이 됐다는 전형적인 사연은 크게 감흥이 없었지만,
본부인이 음식에 장난을 쳐서 강제로 먹였던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주가 여주가 호의로 건넨 주먹밥은 맛있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여주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연은 애틋했어요.
펫과 주인이라는 관계라고 보기엔 굉장히 무난하고 평범한 전개가 이어지다가 남주의 집안 사정으로 인해 여주에게 위기가 닥치고, 자신 때문에 여주가 피해를 입을까 봐 남주가 일방적으로 펫으로서의 관계를 정리하고 여주를 내보내는 사건이 일어나는데요. 여주가 바로 남주에게 돌아와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금방 갈등이 해결되기 때문에 사건으로 인한 긴장감은 전혀 없었어요.
클라이막스 부분도 남주가 후계자 자리를 거부하면서 아버지의 비리를 고발하려고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재미없었습니다. 남주의 집안 문제를 해결하긴 해야 했지만 후반부가 거의 남주의 가정사에 관한 내용으로만 진행돼서 굉장히 지루했어요.
두 사람의 감정선이라도 좀 격정적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함께 동거하며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키워가는 방식이라 딱히 갈등이 없어서 밋밋하고 평범했습니다. 씬은 꽤 자주 나오는 편이긴 했지만 씬도 예상 가능한 내용의 반복이라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어요.
그나마 여주가 남주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젓가락을 선물하고 답례로 남주가 같은 무늬의 여성용 젓가락을 선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네요.
소재나 전개는 나쁘지 않았는데 여주와 남주가 큰 매력이 없고 내용도 심심해서 지루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평범하고 무난한 내용이 아쉽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