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어느 날, 보스
양낭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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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면접을 보러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면접 보러 간 여주가 사장의 마음에 들어서 알콩달콩 연애하는 이야기인가 보다.

그런데 면접관의 질문이 이상합니다. 여주에게 이름이 본명이냐고 물어보질 않나, 여주가 나온 가락대학교가 가락국수 면발 특성화대학이 아니냐는 이상한 질문을 합니다. 알고 보니 면접관인 남주는 여주와 동창 사이인데 여주 때문에 상처를 받은 과거가 있어서 일부러 이상한 질문을 던진 거였죠.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남주와 여주는 처음에는 사이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남주가 임대아파트인 파랑새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들은 엄마가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혼을 내며 절대 남주와 말하지 말라고 해서 그대로 남주와 절교하게 됩니다.

초등학생 딸이 친구를 사귀는데 수준을 운운하며 임대 아파트 사는 남주와는 놀면 안되고 벤츠를 타는 친구는 착한 아이라고 하는 엄마의 사고방식이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상처를 받은 남주는 바로 전학을 가고 여주는 죄책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남주를 잊어 갑니다.

 

부모님과 할머니와 함께 풍족하게 살았던 여주였지만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시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됩니다.

모든 재산을 처분하게 했던 삼촌이 부모님의 재산을 다 가지고 간 뒤 파랑새 아파트 전세만 얻어주고 연락을 끊어서 할 수 없이 여주는 할머니와 파랑새 아파트에서 살게 되는데요.

원래 살던 집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열악한 아파트와 신경질적이고 이상한 이웃들 속에서 여주는 괴로워하지만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기에 포기하며 파랑새 아파트에서 살아갑니다.

그렇게 파랑새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무시하며 편 가르기를 했던 여주가 파랑새 아파트에서 살게 된 사실이 참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습니다. 괴로워하는 여주를 봐도 그동안의 벌을 받은 느낌이라 불쌍하지도 않았어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납금도 제대로 내지 못해서 담임에게 미움 받고, 반 아이들에게는 무시당하는 우울한 학교생활을 하던 여주의 인생은 삼촌이 찾아오면서 또 다시 변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재산을 들고 사라졌던 삼촌을 원망하는 여주에게 삼촌은 경상도에서 한 사업이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다녀올 곳이 있어야 한다며 여주에게 대신 일을 해달라고 합니다. 삼촌의 직업은 조폭... 그렇게 여주는 삼촌을 대신해서 조폭 두목이 됩니다.

제목의 보스가 회사 사장이 아니라 조폭 보스일 줄이야... 게다가 고등학생이 조폭이 된다는 설정이 너무 황당했습니다.

심지어 여주의 친구는 여주가 조폭이 되었다고 하니까 여왕님이 되어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게 아니냐며 재밌겠다고 부러워하기까지 해서 조폭 미화 소설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 뒤 사건이 일어나 조폭 일을 그만두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주가 취직 자리를 알아보던 끝에 남주의 회사에 면접을 봤던 거였고, 면접관과 면접자로 남주와 재회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떨어지리라고 생각했던 면접이었지만 예상 외로 면접에 합격한 여주는 남주 밑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여태까지의 패턴으로 보면 고분고분 일할 여주가 아닌데요.. 역시나 여주는 남주의 큰 뜻을 모른 채 남주가 시키는 일마다 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렇다고 남주가 시키는 일이 불합리 하거나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출근 첫 날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커피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안면을 트는 일, 계획안 복사 및 대강당에 옮겨 놓기, 상품 스캔해서 재고조사 하기 등 신입 사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고 평범한 업무인데 여주는 남주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남주가 잘해줬는데도 매번 남주를 의심하는 여주가 정말 짜증 났어요여주가 힘들 때마다 도와주고 취직까지 시켜줬는데 고맙다고 절은 못할 망정... 런 여주도 뭐가 좋다고 인내심 있게 도와주고 따뜻하게 보살펴 준 남주 덕분에 여주도 마음을 열고 결국 결혼까지 하며 이야기가 끝납니다.

 

제목부터 전개까지 무엇 하나 제 예상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없는 소설이었어요.

소설이니 어느 정도 비현실적인 부분도 너그럽게 넘기며 보는 편인데, 이 소설은 현실적인 부분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전개가 너무 과해서 부담스러웠습니다. 재산 수준으로 딸의 친구들을 통제하려 하는 엄마, 여고생 조카에게 조폭 대리를 부탁하는 삼촌, 도망간 삼촌을 대신해서 조폭이 된 여주 등...

제멋대로인 여주의 감정선도 적응하기 힘들었고, 나오는 사람들이 전부 극단적인 캐릭터들이라 유치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정상적인 사람이 남주지만 하지만 어머니가 결혼을 반대한다고 혼수 준비 작전으로 혼전 임신을 계획하는 걸 보면 남주도 완전히 정상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래도 한 사람은 정상적이네 하고 방심하던 차에 맞은 뒤통수가 많이 얼얼했습니다.

제목만 보고 가볍고 유치한 사내 연애물을 생각했는데 여고생이 조폭이 되지를 않나, 의식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는 개연성 없는 전개 때문에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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