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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하늬바람 불어오면 (총2권/완결)
김서연 / 스칼렛 / 2020년 8월
평점 :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만든 교통사고의 주범을 가족으로 둔 사람과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사람이 직접적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의 가족이라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그래서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인 여주와 가해자 가족의 일원인 남주가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나쁜 의도는 없지만 여주가 피해자 가족인 것을 알아봤으면서도 밝히지 않은 채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남주가 곱게 보이지는 않았는데요.
알고 보면 남주 또한 가족에게 피해를 입은 것이 많아 나중에는 그냥 남주도 가여웠어요.
혈연도 아닌 망나니 동생 때문에 죄책감 갖고 힘들어 했을 남주를 생각하면 남주도 피해자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이기에 시작과 동시에 끝을 정하고 만나는 두 사람의 위태로운 사랑이 안타깝고, 여주 부모님이 알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져서 편안한 마음으로 소설을 읽을 수는 없었어요.
둘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함께 치유하지만 부모님 입장은 그게 아닐 거니까요.
당연하게도 둘 사이를 반대하는 부모님을 보며 이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 걸까 궁금했는데요. 그게 됩니다! 그것도 완전 납득 가능한 전개로 이루어져요.
처음에는 주인공 커플에 포커스를 두고 봐서 반대하는 여주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는 가면서도 딸이 그렇게 원하는데 안 된다 하는 게 원망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살아는 있어도 마음이 죽은 딸을 보며 마음을 돌리는 엄마를 보니까, 이미 세상을 떠난지 오래 된 딸이어도 완전히 딸을 보낼 시간이 엄마에게도 필요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와서 울컥했습니다. 이런 게 부모님의 마음일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랬네요.
매끄럽게 흘러가기 어려운 소재를 잘 풀어나가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하며 읽었는데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어요.
주인공 커플의 장애물이었던 남주의 망할 동생과 엄마의 퇴장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죄책감도 없고 이기적인 모자가 제대로 처리되길 기대하며 화나는 거 참고 읽었는데 그냥 흐지부지하게 사라져서 너무 아쉬웠어요.
반성하고 뉘우칠 인간들은 아니니 그런 건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연을 끊고 내쫓았다는 그런 언급이라도 있길 바랐어요ㅜㅜ
여주의 가족과 남주에게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겪게 한 못된 것들인데ㅂㄷㅂ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