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사막에도 꽃은 핀다
반술 / 비엔비컴퍼니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아홉 고3 김재인, 유급한 스무살 고3 서태용.

여러 명에게 폭행을 당하는 재인을 태용이 구해주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살면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재인은 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이유 없이 자신을 도와주고 다가오는 태용을 경계해서 곁을 쉽게 내주지 않아요.

하지만 재인이 힘들 때마다 나타나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태용의 손을 결국 뿌리치지 못하고 태용과 깊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옛 감성 낭낭한 소설이었어요. 치명적인 분위기 가득한데 오글거리고 그러면서 짠하고...

시작은 훈훈한 청춘물이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둘이 이별하게 되었을 땐 이런 악연이 없다 싶었는데,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둘을 보니 참 질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은근 현실적인 부분이 아프게 다가와서 보면서 짠할 때가 많았어요.

아버지의 금전적인 지원이 있을 때는 그저 행복했는데 아버지의 지원이 끊기고 태용이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일이라든지, 태용이 정략결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재인 등 엄청 구질구질한데 어떤 마음으로 그랬는지 알 것 같은 부분들이 참 씁쓸하더라고요.

소설에 지뢰 요소가 상당한 편인데도 이 둘이 만나서 살아온 과정을 아니까 마냥 욕할 수가 없었어요.

다른 소설 주인공들이 그랬다면 미친 거 아니냐고 욕했을 일인데 이 둘이 그러니까 어휴~ 하고 한숨 쉬면서도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웬만하면 소설 보면서 안 우는 사람인데 재인이 사막에 가고 싶은 이유가 나왔을 때 너무 슬퍼서 울었네요. 재인이 사막에 가고 싶어하는 이유를 태용이 알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가라고 표를 준 이유도ㅜㅜ Why am i crying?

솔직히 태용이 재인이 인생 더 꼬이게 만든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재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태용뿐이구나 싶어서 뭉클했어요.

 

안 그래도 힘든 삶인데 둘이 만나서 인생 더 꼬이고 더 힘든 길을 가게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함께하는 게 그나마 행복한 길이라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둘이 걷는 길이 별로 순탄하진 않겠지만 사막을 걸어도 둘이 함께 걸으면 꽃길이지 않을까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