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짜릿해도 괜찮아 (외전증보판)
콩켸팥켸 / 도서출판 쉼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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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앞집을 자신의 집으로 착각한 은남.

하필 은남의 집과 앞집의 비밀번호는 같았고 당연히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한 은남은 남의 집 현관에서 뻗어 버립니다.

집 주인 기찬 입장에서는 모르는 여자가 갑자기 집으러 쳐들어 왔으니 황당하지만 차마 여자를 돌려보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재우게 돼요.

비록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아름답지 않았지만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친구로 지내며 호감을 키워가다가 은남의 집에 문제가 생겨 함께 살게 되면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술에 취해 집을 잘못 찾은 것을 계기로 연인이 되는 설정은 흔하지만 이 소설은 원나잇으로 시작해서 몸정 드는 그런 소설이 아닙니다.

잘 다니던 명문 대학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한량처럼 살겠다고 하다가 카드 뺏기고 작은 아파트로 유배 보내진 남주를 보고 처음에는 뻔한 스토리겠구나 했는데 반전 있고요.

두 사람의 인연 또한 여주의 실수로 엮인 가벼운 인연이 아니라 더 깊은 뿌리가 있습니다.

 

여자로 살면서 크고 작은 남녀차별 한번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이 소설의 여주는 그 정점을 찍은 인물이에요.

아들을 낳기 위해 무당에게 조언까지 들었지만 태어난 것이 여주라는 이유로 위에 언니들과는 다른 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가져야 했고, 아들이 태어난 뒤로도 네가 잘되면 우리 아들이 잘 풀리지 않는다며 엄청난 차별 속에서 힘든 길을 가도록 강요받으며 자랐습니다.

남보다도 못한 가족들에게 미움 받고 차별 당하면서 살아와서 사랑 받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떤 여주가 남주의 사랑을 받고 행복을 알아가는 과정이 정말 눈물겨웠어요.

 

제가 좋았던 점은 여주가 일방적으로 남주에게 구원을 받는 힐링물이 아니라 남주는 물론 남주의 가족까지 여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행복한 가족을 이룬다는 것이었어요.

어쩌다 운이 좋아서 부자 남주를 만나 인생 핀 여주의 이야기가 아닌, 천성이 곱고 바른 여주의 선한 마음이 인연을 만들어 그 선함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이야기여서 신데렐라 스토리는 질색인 저도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었어요.

남주의 집안이 부자면 가진 게 없는 여주와의 만남을 반대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소설은 그런 거 없습니다. 근데 그 과정이 그냥 순탄한 스토리구나~ 이렇게 넘어가는 전개가 아니라 복선이 있는 탄탄한 전개여서 감탄하면서 읽었네요.

 

크게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여주의 가족 이야기도 외전에서 제대로 풀어줘서 속이 후련했습니다.

결혼하고 더 심해진 남주의 글로벌 주접 에피소드도 외전에 수록되어 있어서 외전까지 즐겁게 읽었어요.

사실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반전들이 짜릿해서 제목이 짜릿해도 괜찮아인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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