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GL] 시엘레 시엘리아
김파란 / 그래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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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화재로 마을 절반이 화마에 휩쓸리면서 가족들이 모두 죽었지만 홀로 멀쩡하게 살아남아 요마에 소통한 존재라는 누명을 쓰게 된 이베르.

마을 사람들은 이베르를 희샹양으로 삼아 폭력을 휘둘렀고 여느 날처럼 구타당하던 이베르를 로엘이 거두면서 이베르는 로엘을 주인님으로 모시며 살게 됩니다.

죽음보다 더 괴로운 삶을 살아야했던 이베르에게는 폭력에서 자신을 구해준 로엘이 신과 같은 존재였기에 로엘이 화풀이용 장난감으로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러도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비참해하며 슬퍼할 거란 자신의 생각과 달리 오히려 자신의 폭력을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이베르를 본 로엘은 그녀를 몸종으로 쓰기로 하고, 그렇게 둘의 일그러진 주종관계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학대를 위해 이베르를 데려온 로엘이 정신병자처럼 여겨졌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강제로 당해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 뛰어난 학자인 어머니와는 다르게 뛰어나지 않은 자신의 모습, 어머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자괴감 등 로엘에게 많은 마음의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되니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네요.

어머니와 자신을 비교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노력을 하지 않으냐며 더 잘할 것을 기대하는 어머니의 압박 속에서 로엘도 많이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의도로 데려오진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을 따르고 곁에 있어주는 이베르에게 마음을 열었어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이베르가 자신을 경멸할 거라고 생각하며 믿지 못하는 모습이 애정을 받아보지 못해서 사랑을 믿지 않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보여서 안타까웠어요.

터져 나오는 이베르를 향한 마음을 이베르가 알아듣지 못할 고대어가 아니면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본인도 힘들었겠죠.

그런 로엘의 마음을 몰래 배운 고대어로 알아챘으면서도 티를 내면 로엘이 달아나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까 두려워 애써 모른 척 하는 이베르도 참...

고대어가 없으면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로엘과 그 마음에 답할 수 없는 이베르의 상황이 애틋했어요.

 

몇 번이나 망설이며 사실은 고대어를 알아듣는다고 로엘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이베르의 속마음을 보면서 그냥 말하라고 속으로 외쳤는데 결국은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나고 마네요.

결국 전하지 못한 이베르의 고백이 마음에 걸려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제목이 대체 무슨 뜻일까, 얼른 제목 뜻 나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시엘레 시엘리아한 번 말하지 못하고 끝나다니요ㅜㅜ 정말 찌통이에요.

 

서사와 감정선 모두 좋았어요. 특히 고대어를 중간에 두고 오가는 둘의 감정이 애틋했네요.

비극이어서 여운이 남는 결말도 좋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고 행복해지는 그런 이야기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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