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흐드러지는 달
앰버진 / 조아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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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친우인 타츨리카가 권력을 잡기 위해 함께 모시던 군주의 목을 베고 이릴카의 집안을 무너뜨리면서 여주는 홀로 살아남게 됩니다.

이릴카의 자신과 함께 가자는 약혼자이자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세너루스 타츨리카의 제안을 강하게 거부하고 용병이 되어 떠돌던 중 한 남자에게 납치를 당해요.

사지를 오가며 구르면서 단련된 예민함을 가지고 그녀는 원래라면 쉽게 납치를 당할 리 없었지만 카사르의 아름다운 외모에 홀려 사로잡히게 됩니다.

 

남주가 여주의 미모에 홀리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별로 보질 못해서 납치당한 순간에도 계속 남주의 외모에 홀려있는 여주의 모습이 신기했어요.

도주하기 위해 남주를 공격하는 순간에도 잘생긴 얼굴에 흠집이 나겠다고 걱정하고, 결국 이마가 찢어진 남주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죄책감을 느끼는 그녀를 보며 진심으로 남주의 외모가 궁금해졌네요.

거칠게 살아온 경계심 강한 용병이 자신을 납치한 사람에게 반항하면서도 계속 외모에 홀려있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무척 친절한 납치범, 그 납치범의 외모에 홀린 여주라는 조합은 결국 여주가 남주를 덮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요. 강제로 시작되기는 했지만 남주가 적극적으로 반항은 못해도 의식은 있는 상황이고 나름의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여서 지켜보는 제 마음은 편안했네요.

게다가 여주가 주도적으로 관계를 이끌어 나가면서 순진, 수줍은 반응을 보이던 남주가 이성을 잃고 쾌락에 젖는 얼굴을 관찰하는 묘사가 색달라서 좋았어요. 맨날 여주가 남주에게 휘둘리는 소설만 보다가 여주가 리드하는 소설을 보니 신세계더라고요.

 

중간에 여주에게는 원수인 전 약혼자가 등장해 끈질기게 질척거리고 남주가 여주를 납치했던 이유와 그녀의 가문이 학살당하게 된 이유가 밝혀지는 과정도 있긴 한데 저는 사건 전개는 그냥 그랬고 쫓고 쫓기는 남주와 여주의 릴레이에 포커스를 맞춰서 읽었어요.

 

여자에게 관심 없고 세상 예의 바르고 담백한 신성 무사가 여주 처돌이가 되는 과정은 정말이지 짜릿해요!

순결 서원한 신성 무사가 여주에게 홀딱 빠져서 완전 돌아가지고 파문해라 파문해! 난 여주와 함께 할 거야! 말리지 마! 하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 경악하는 전개 완전 맛있어요ㅜㅜ ~ 이 집 진국이네 진국이야~

여주와 마음이 통한 뒤에도 예전에 도망치는 여주 쫓던 기억이 남아 결혼식 당일까지 여주가 도망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까지 갓벽했네요.

 

기존의 로맨스물과 차별화되는 설정들이 취향이어서 재밌게 봤는데 단편이어서 분량의 한계 때문인지 주인공들에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나 사건 전개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느낌이라 좀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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