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
유준재 지음, 이주희 그림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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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기계 안에 있는 장난감 칼을 보고 반해서 여러 번 도전한 끝에 어렵게 장난감 칼을 뽑은 연우.

그런데 그 소중한 장난감 칼을 실컷 가지고 놀지도 못하고 잃어버리고 맙니다.

서러운 마음에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연우의 앞에 나타난 아이들.

아이들은 우느라 제대로 말도 못하는 연우의 깊은 슬픔에 공감하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요.

누군가는 할머니가 짜 주신 소중한 빨간색 목도리를 잃어버린 경험을, 또 누군가는 애정하는 잠자리 친구인 오리 인형이 사라진 경험을, 한 소녀는 동생처럼 아꼈던 고양이 점순이가 사라진 경험을 이야기하며 연우에게 나 또한 그런 상실감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을 건넵니다.

연우처럼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가 있는가 하면, 사물이 아닌 애완동물을 잃거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이도 있어요. 연우와 아이들 모두 소중히 여기던 존재가 사라진 뒤의 상실감을 겪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모두가 연우와 같은 경험이 있기에 아이들은 연우의 장난감 칼을 찾아주기로 결심합니다. 그 방법은 바로 연우가 잃어버린 장난감 칼을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곳곳에 붙이는 것! 이 책의 표지처럼요.

방을 내놓거나, 과외 받을 학생을 모집하거나,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을 때 전단지를 붙이는 걸 흔하게 봤는데도 잃어버린 장난감 칼을 찾기 위해 전단지를 붙인다는 건 생각도 하지 못해서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아마도 어른이었다면 경찰서에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신고를 하거나 주변을 찾아보다가 포기하거나 했겠죠?

전단지를 만들어 물건을 찾아 나선다는 발상이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의논 끝에 결정한 방법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하면서 협동하여 도와주는 아이들의 따뜻한 배려심을 보며 내가 만약 장난감 칼을 잃어버리고 우는 연우를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어른들에게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이 상대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는 것과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협동하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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