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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일그러진 세계
이지윤 지음 / 말레피카 / 2018년 10월
평점 :
자고 일어나니 익숙하지만 낯선 상황이 너무 이상하다. 익숙한 방, 익숙한 얼굴들인 주변 사람들... 하지만 난 왜 아무런 기억이 없는 것일까?
사라진 기억을 찾고 싶다는 에밀리의 말에 하녀 비올렛은 집사 다니엘이 에밀리를 떠나려 해서 충격을 받은 에밀리가 기억을 잃었다고 하는데...
소설 초반에는 기억을 잃은 여주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 여주의 입장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숨기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잠깐씩 보이는 에밀리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바탕으로 추리하면서 즐겁게 읽었는데, 남주 시점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드러나는 진실들이 안타까워서 숙연한 마음으로 읽게 되더군요.
[기억을 잃은 여주 시점(현재)->남주 시점(과거)->기억을 잃기 전 여주 시점(과거)->여주가 기억을 찾은 뒤 두 사람의 이야기] 이런 식으로 소설이 전개돼서 과거의 이야기를 여주와 남주의 시점에서 볼 수 있는데요. 겹치는 사건이라도 주인공 시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나마 기억을 잃은 여주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현재의 이야기가 달달한 편인데 현재보다 어두운 과거 이야기 비중이 많아서 소설 분위기가 상당히 무거워요.
사실 둘은 같은 마음이었는데 오해로 인해 뒤틀린 사이가 되어 일그러진 세계가 아니고서는 마음껏 사랑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 뒤로 갈수록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오픈 엔딩으로 소설이 끝나서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기 힘들긴 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론 두 사람이 일그러진 세계에 남기로 한 이상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아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IF 외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소설은 IF 외전 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둘 중 누구든 솔직하게 마음 표현해서 오해 풀고 일그러지지 않은 세계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여주와 남주의 시점을 오가며 기억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가독성이 좋지는 않았지만, 오해로 인해 뒤틀린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을 연출하기엔 가장 효과적인 구성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장황한 연출에 비해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점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