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뒤 먼 친척에게 전폭적인 후원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라온 서하.
친자식처럼 자신을 아껴주는 집주인 내외와 부부의 아들 윤의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던 서하는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독립을 한다.
소수민족인 란족의 혼혈이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번식기에 윤과 관계를 가지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서하는 독립과 함께 윤과의 관계도 끝내려 하지만, 오히려 그와 더 깊은 관계가 되고 마는데...
<스포 가득>
가독성이 좋아서 잘 읽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어서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함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눈치 없어서 자신을 향한 공의 사랑과 집착을 느끼지 못하는 수와 그런 수 때문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공의 케미를 기대했으나, 감정 교류보다는 씬 위주로 둘의 관계가 진척되는 점이 아쉬웠어요.
서하는 전형적인 순진수라 활약을 크게 기대하지 않아서 끝까지 눈치 없고 맹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요.
서하를 향한 오래된 집착을 바탕으로 서하가 떠나지 못하도록 계략을 펼쳐주길 기대했던 윤이 적극적으로 관계를 하는 것 빼고는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윤보다는 윤의 어머니인 송 여사의 계략이 더 인상적이었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서하를 보낼 생각이 없었던 그녀의 속셈이 소름끼쳤어요.
키워드에 충실한 전개에 기본 필력이 되는 분이라 글 자체는 매끄럽게 읽힙니다. 재미가 없지도 않습니다. 전형적인 전개에 전형적인 캐릭터, 전형적인 결말이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밋밋해요.
특히 란족 혼혈이란 설정이 임신을 위한 소재로만 그치고 만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서하 외의 다른 란족 혼혈인 지원의 이야기도 나오고 해서 좀 더 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올 줄 알았는데 초반에 요정 같은 느낌으로 소개된 것에 비해 뒤로 갈수록 유야무야 돼서 아쉬웠어요.
번식기 말고 란족의 특성이 좀 더 특색있게 드러났다면 서하가 좀 더 돋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끝까지 미련이 남더라고요.
큰 사건이나 갈등 없이 순조롭기만 한 전개도 밋밋한 느낌을 더해줬어요.
자신을 향한 윤의 마음을 깨닫지 못한 서하가 윤을 떠나려고 하면서 둘 사이에 잠깐 갈등이 생길 뻔하지만 동거를 하면서 예전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고, 서하가 임신한 사실을 숨기려 하다가 들켰을 때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일 없이 바로 알고 있었다며 평온하게 넘어가서 허무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서하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서하에게 호감이 있고 잘해주려고 한다는 설정이라 사건이 생길 여지가 없기도 했고요.
그나마 송 여사의 속마음이 드러나면서 피폐한 기운이 살짝 감돌기는 했으나... 잠깐의 섬뜩함만 있었을 뿐 그 뒤론 예전보다 더 서하를 아끼고 예뻐해서 충격적인 반전의 여운도 금방 사라져서 애매하게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서하와 윤의 이야기 보다는 서브 커플인 은재와 지원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어요.
뒷부분에 잠깐 나온 둘의 상황을 보면 결국 둘 사이에 아이가 있는 것이 밝혀져서 결혼을 하게 되는 것 같던데, 연작으로 이 둘의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로웠던 서하와 윤의 사랑보다는 격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 같은 은재와 지원의 사랑이 더 궁금해요!
수가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전형적인 할리킹을 원하신다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님이었다면 재밌게 읽었을 것 같은데 이미 다른 작품들을 많이 봐서 기대가 컸던 작가님이라 너무 전형적으로만 흘러가는 전개가 좀 아쉽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평타는 쳤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 기대할게요! 이왕이면 서브 커플 이야기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