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합본] [BL] 악의 기호 (전2권/완결)
유로파 / 녹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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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웬만해서는 합본을 구입하지 않지만 작가님의 전작을 재밌게 봐서 믿고 구입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기에 제멋대로 자란 망아지 같은 극우성 오메가 산과 그의 짝으로 선택되기는 했지만 약혼자가 아닌 비서에 가까운 취급을 받는 베타 민준.

산이 불같은 성격이라면 민준은 담담하게 흐르는 물과 같은 성격이라 민준이 일방적으로 산을 받아주는 편입니다. 하지만 산이 기본적으로 나는 극우성 오메가님이고 너는 베타 나부랭이야!’ 라는 사고방식으로 민준을 무시하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매우 싸늘해요.

 

말로는 민준이 싫다 하면서도 실은 민준을 좋아하고 있는 게 느껴지는 산과 아마도 산을 좋아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산을 깍듯하게 도련님으로 부르며 뜻을 받들어 주는 민준의 사이가 어떻게 변화될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읽기 시작했습니다만, 솔직히 쌍방 삽질이 너무 길어서 좀 지루했어요.

자신이 민준을 싫어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삽질하는 산은 그렇다 치는데요. 뭔가 계략을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민준은 산이 다른 남자랑 자도 가만히 있고, 심지어 산이 약혼자인 자신을 두고 선을 보러 가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태도를 보여서 대체 이 남자 뭐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자각하기 시작한 산이 슬쩍 민준의 맘을 떠봐도 아무도 저희를 약혼한 사이라고 보지 않을 겁니다. 전 어디까지나 도련님의 비서니까요.’ 이런 말을 하며 철벽을 치는데... 어찌나 선을 진하게 긋는지 알파 앞에서도 어디 알파 주제에 페로몬을 흘리고 ㅈㄹ이냐며 대차게 몰아붙이던 산이 좋아한단 말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을 정도입니다.

민준이 산을 손에 넣기 위해 계략을 세우기는 하지만 그 계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1권에서는 산을 향한 소유욕과 집착도 강하게 보여주지 않아서 솔직히 산이 좀 불쌍했어요. 생전 남의 눈치 안 보고 자기 맘대로 살던 극우성 오메가님이 어쩌면 민준이도 나를 조금은 좋아하는 걸까? 하며 마음 졸이는데 어휴ㅠㅠ

 

쌍방 삽질의 답답함과 계략을 세우고 있지만 무슨 계략인지는 안 알랴줌! 내 마음도 쉿~ 비밀이야. 하고 철저한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민준 때문에 외전에서는 좀 둘 다 마음을 터놓고 달달하게 사랑하기를 바랐는데요...

산의 시점 위주로 전개되었던 본편과 달리 외전에서는 민준의 시점 이야기도 있어서 민준의 생각을 알 수 있기는 했지만 제가 생각했던 민준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분명 산을 좋아하고 있는 게 맞는데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것에 그럴듯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참 하찮고, 못난 이유라 허무했어요.

 

그나마 점점 무매력이 되어가는 민준에 비해 산이 1권과 달리 솔직하고 귀여워져서 산이 보는 맛이라도 있는 게 다행이었다고 할까요...

민준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아버지에게 듣고 뽀삐가 날 사랑한대요!” 하고 외치며 민준이 귀엽다고 난리치는 모습을 보며 산이 네가 더 귀여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랬다간 베타 따위가 감히 날 귀여워해? 하고 페로몬으로 혼날 것 같지만요ㄷㄷ

 

사실 초반만 해도 내가 바로 극우성 오메가다! 하고 안하무인으로 날뛰는 산이 참 부담스럽고 별로였는데요. 사랑을 하니 배려심도 생기고, 민준을 위해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게 보기 좋아서 뒤로 갈수록 호감이 생겼습니다.

반면 민준은... 점점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해가는 산의 모습에 자신감을 잃고 쭈그러들어서 답답했어요. 베타임에도 불구하고 능력을 인정받고 산을 붙잡기 위해 계략을 세운 걸 보면 자신감이 없을 스타일이 아닌데 혼자 너무 땅을 파요. 그런 민준을 보고도 우리 뽀삐~ 그래쪄영? 우쮸쮸예뻐해주는 산... 당신을 자존감 지키미로 임명합니다.

 

제가 생각하던 시원한 전개와 달달한 분위기의 외전은 아니었지만, 제멋대로인 극우성 오메가에서 사랑하는 민준을 위해 달라져가는 산의 변화가 흐뭇해서 본편보다는 외전을 더 재밌게 봤어요.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모습이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조금씩 산에 대한 애정과 집착을 드러내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민준의 변화도 좋았고요.

다만, 둘이 함께 낳은 자식까지 질투하는 민준의 모습은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훈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가족을 기대했던 저에게 마지막 외전은 넘나...ㅠㅠ

두 사람의 감정선이 씬 위주로 흘러가는 점과 계략공이지만 계략을 느낄 수 없어 심심하게 느껴졌던 민준의 캐릭터가 아쉬웠지만 독특한 설정과 알파도 때려잡는 까칠한 극우성 오메가 산이 사랑꾼이 되어가는 과정이 마음에 들어서 즐겁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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