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GL] 여명교 1 [GL] 여명교 1
하빈유 / 하랑 / 2018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요? 사이비 종교를 믿어본 적이 없어서 짐작밖에 할 수 없지만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통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이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원의 여동생 하나 역시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아버지의 부활을 꿈꾸며 스스로 여명교에 입교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인데, 그만큼 하나는 아버지의 존재가 절박했다는 것이겠죠.

 

하나뿐인 동생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돌아오지 않자, 서원은 직접 여명교로 찾아가 동생을 찾아오기로 하는데요.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서원이지만 그녀 또한 동생을 무사히 구출한다는 절박함에 시야가 흐려져 교주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원이 경계심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전에 조사도 철저히 했고 가장 처음 만난 인상 좋은 신자도 경계하였으나, 그 경계심이 여명교의 수장 천희서 교주 앞에서 무너졌을 뿐입니다.

자신처럼 동생을 찾아 여명교에 왔다는 민지가 절대 교주가 하는 말을 믿으면 안 된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원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결국은 교주 희서를 믿고 말아요.

 

각종 폭력과 세뇌 속에서도 끝까지 버티는 서원의 정신력은 분명 강했지만 그런 서원조차도 굴복하지 않을 수 없도록 교묘하게 서원을 조종하는 교주 희서의 계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서원을 안심시키고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약을 먹여 붙잡아 놓고, 발칙하게도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힌 서원을 벌주기 위해 또 다른 가족 할머니를 데려와 서원을 압박하는 모습이 소름끼쳤어요.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서원의 약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자신의 의도대로 따라올 수밖에 없게끔 덫을 놓는 교주 희서의 치밀함이 무서웠습니다.

민지는 서원에게 교단에서 미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 교주라고 했지만 제 눈에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태도 뒤에 숨어있는 교주 희서의 광기가 보였기에 신자들과 다른 방향으로 미쳐있을 뿐, 교주 희서 또한 미쳐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그대 말이 맞아. 그대에게 한 번 미쳐보려고 해.”

 

이미 미쳐있는 사람에게 미쳐보겠다는 선언을 들은 서원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지...

서원이 무사히 동생을 데리고 탈출하기를 바라지만 교주 희서의 눈에 들어버렸고, 희서가 서원을 사목하여 특별한 존재로 만들기로 결심한 이상 쉽게 벗어날 수는 없을 것 같아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

 

어둡고 피폐한 분위기와 바깥과 철저하게 격리된 여명교 건물에 갇혀있는 서원의 상황이 기분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전개가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집단 세뇌에 빠져있는 신자들의 이상한 행동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그들의 신으로 추앙받는 교주 희서의 차분한 광기가 생생하게 묘사돼서 마치 제가 직접 여명교에 갇힌 것처럼 현실감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