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야한 상상
이현서 지음 / 동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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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친구들과 단골 클럽에 갔다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 독고후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규리는 후를 찾아 클럽에 온 봉황의 눈매, 근접할 수 없는 묘한 아우라가 일렁이는 눈빛을 지닌 후의 형 독고훈에게 첫눈에 반해요.

후를 따라온 파파라치를 피하기 위해 독고훈과 자리를 피한 규리는 생일 선물로 자신을 씻겨 달라는 말로 그를 유혹하고 관계를 가지게 되는데요.

관계는 환상적이었으나 수표를 남기고 사라진 독고훈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낀 규리는 그에게 받은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 수표를 간직하기로 합니다.

독고훈을 만나고 얼마 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규리는 아이돌 덕질을 그만두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친구 수영과 함께 G&E Hotel에 취업하게 되고, 대표가 3년전에 만났던 독고훈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독고훈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길 바랐던 규리였지만 독고훈이 작정하고 규리를 자신의 비서로 데려오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원나잇으로 시작된 사랑이라는 소재가 워낙 흔해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내용 전개도 그렇고 우연을 가장한 작위적인 설정들이 너무 어설퍼서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무엇보다도 남주 독고훈이 저에게 너무 불호라서 전혀 설레지 않았네요.

첫 만남 때 가진 관계야 규리가 먼저 씻겨 달라며 유혹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자기는 많이 놀아보고선 헤픈 여자는 딱 질색이라는 마인드가 짜증났습니다. 규리가 처음이 아니었더라면 계속 규리를 찾지 않았을 것 같아서 정이 안 갔어요.

무게감 있는 섹시한 어른 남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초반과 달리 3년 후 규리와 재회하고 나서는 점점 유치해지는 것도 적응이 안됐어요.

규리를 비서로 데려왔으니 오해를 풀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걸 보고 싶었는데 왜 3년 전에 전화 안했냐며 토라지고, 규리와 친구 수영의 사이를 질투해서 유치하게 괴롭히는 게 너무 황당했네요.

상사가 트집을 잡아도 비서니까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규리가 안쓰러웠습니다. 차라리 질투 난다고 말을 하던가!

 

독고훈도 별로지만 여주 규리도 만만치 않게 이상해서 솔직히 둘 다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어요.

첫 만남에 생일 선물로 씻겨달라고 했을 때부터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독고훈과 재회하고 나서도 잘리기 위해 꼬리를 치려고 한 사실을 이실직고 하질 않나, 잘리고 싶을 정도로 독고훈을 꺼려놓고 한 번 더 자고 나선 편하게 대하는 게 황당했어요.

심지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친구 수영을 자신은 지금 연애하는 중이라며 거절하기도 합니다. 둘이 열심히 하기는 했어도 연애하자는 말이나 그런 분위기를 풍긴 적이 없어서 무심코 넘겼나? 하고 페이지 다시 넘겨서 확인까지 했네요.

그나마 규리에게 마음에 드는 건 엄마를 끔찍이 위하는 효녀라는 거였는데요. 엄마의 반대로 독고훈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회사까지 그만두려고 마음먹지만 결혼하자는 독고훈의 말에 바로 마음을 바꿔서 그마저도 유야무야 돼서 좀 그랬어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엄마도 금방 둘을 허락하긴 합니다.

 

뻔한 전개로 갈 수밖에 없는 소재라 참신한 내용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지만, 주인공들 행동부터 벌어지는 상황들이 작위적이고 과한 설정이 많아서 차라리 무난하게 흘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소설이었어요.

잘리기 위해 독고훈에게 꼬리치기로 결심한 규리가 계획이 아닌 100% 실수로 카펫에 힐이 걸려 넘어지려는 걸 독고훈이 부축하다 갑자기 불이 붙어서 사무실에서 관계를 갖는 부분, 규리와 재회하기 전에 독고훈이 새로 고용한 가사도우미가 규리의 엄마였다는 것 등 이야기 진행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김없이 작위적인 설정이 등장해서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특히 규리 엄마가 가사도우미였다는 설정은 너무 과하게 느껴졌어요.

두 사람 사이를 방해하기 위해 열연하는 악조나 너 같은 며느리는 안 된다며 돈 봉투를 내미는 시어머니는 없던 점이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독고훈과 규리 둘 다 자신을 좋아하는 이성 친구가 있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선을 긋고 연애 대상으로 보지 않아서 제 3의 인물로 인해 짜증나는 일이 없던 점도 좋았어요. 규리의 친구 수영이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하는 부분은 좀 황당했지만요;

 

원나잇 소재는 몸으로 시작해서 마음이 이어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은 몸으로 시작해서 몸으로 끝나서 아쉬웠습니다. 둘이 사랑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관계 가진 거 빼고는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하지 않아서 둘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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