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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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두 개의 삶이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삶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삶”

<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은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마크르 레비가 그려낸 마법 같은 소설이다. 한번 맡은 향은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앨리스와 오직 교차로만을 찾아 그리는 이웃집 화가 달드리의 이상하고 신비로운 여행. 주인공들의 독특한 설정만큼이나 펼쳐지는 이야기 또한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앨리스는 친구들에게 등떠밀려 찾아간 점쟁이 할머니로부터 자신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남자가 방금 뒤를 지나갔으며, 그를 찾으려면 여섯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예언을 듣는다. 이후 어쩌다가 크리스마스까지 함께 보내게 된 이웃 남자 달드리와 함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앨리스의 기묘한 여행은 자신의 운명 그리고 태생을 찾아내는 과정이 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1915년 이스탄불에서 일어난 실제 역사적 사건 ‘아르메니아 대학살’에 관한 내용도 다뤄진다. 참혹하고 고통스러웠을 시간들과 사과받지 못한 나날들에 대해 생각했다.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이 수없이 겪어야 했을 고통의 순간들은 그저 없었던 일로 치부되어야 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말해져야 하는 일들을 어디론가 떠넘기며 회피하는 것은 완전한 묵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고 앨리스의 여정이 마냥 쓸쓸하게 이어진 것은 아니다. 마침내 스스로의 인생을 되찾고 삶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게 된 앨리스의 성장은 독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앨리스가 달드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진심 어린 순간들은 그녀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며 의미 있는 기억들로 쌓여간다. 악몽과 고독에 시달리던 앨리스가 마침내 오롯한 미소를 짓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는 일은 온전하고 순수한 기쁨이었다.

예측 불가능한 삶 속에서도 이뤄지는 꿈 같은 기적들이 있고 이러한 순간들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소설은 스스로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용기를 북돋아주는 이야기이다. 어떤 형태든지 충분히 눈부신 사랑과 찬란한 삶을 응원해주는 소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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