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고전 (합본 뉴에디션) - 인생의 내공이 쌓이는 시간
박재희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은 지나치게 무겁고 딱딱해보이는 말들이 가장 가볍고 단순한 형태로 일상 속에 찾아올 때가 있다. <3분 고전>의 오래된 지혜가 그렇다. 책에 가득히 담긴 옛 학자들의 가르침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충분한 위로와 힘이 되어준다. 읽다 보면 삶의 요령을 터득하고 지름길을 찾아낼 수 있는 마법 같은 책이다. 순서대로 한 장씩 넘겨가며 읽어도 좋고, 지혜가 필요한 어느 날 내키는 곳을 아무데나 펼쳐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마치 '해결의 책'을 펼치듯이, 아무 곳이나 펼쳤을 때 문득 만나게 되는 오래된 말씀이 어쩌면 현실 속 걱정을 누그러뜨릴 힘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

일반적인, 즉 아주 작고 평범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 찾는 맑고 의미 있는 것들을 말한다. 한 마디로 작은 것 속에서 느끼는 행복. 너무나 사소하지만 모든 게 비쳐 보일 정도로 맑고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흔하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가치를 찾아내는 건 얼마나 행복해지는 일인지.

무용지유용(無用之有用)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쓸모 있는 것이라는 뜻의 옛말이다. 저자는 무용 속에서 유용함을 발견해내는 힘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덧붙인다. 유용과 무용의 경계는 절대적이지 않아 흐릿해보이기도 한다. 쓸모없음의 무용과 쓸모 있음의 유용 사이 경계를 허무는 무용지유용의 철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장자 철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과연 어떤 게 유용한 것이고 어떤 게 무용한 것인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모두 저마다의 쓸모를 지니고 있으리라는 생각.

독처무자기(獨處毋自欺)

홀로 있는 곳에서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뜻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속이지 않는 것은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가야 한다는 가르침은 누구보다 자신에게 떳떳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해지는 것은 스스로를 있는 힘껏 사랑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비필충천(飛必沖天)

한번 날기 시작하면 반드시 저 하늘 높이 날아오르리라는 뜻이다. 높이 날기 위해서는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도약을 준비하는 충분한 시간, 즉 더 높이 솟아오르기 위해 내공을 쌓는 시간을 소중히 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주는 옛말이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조급하고 답답할 때에도 '비필충천'임을 기억하고 사유한다면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고전은 어쩌면 '오래된 미래'로도 정의될 수 있으므로, 이토록 불확실하고 비가시적인 미래에 나타나 옳은 길로 통하는 방향을 제시해줄 수 았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며 눈 부시도록 찰나인 현재를 살아간다.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된다. 알 수 없는 미래에도 분명 길이 존재한다고 귀띔해주는 고전은, 나아갈 방향을 비추어줄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스스로 빛나는 가치라는 것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