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은 하늘에 별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난 뒤 공중에 뜬 것들이 모두 씻겨간 뒤에나 하늘에 드문드문 박힌 별을 볼 수 있다.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잡을 수 있을 만큼 가깝고 쏟아질 것 같이 많은 별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별에 대한 신비로움도 궁금함도 잊고 지낸지 한참이나 되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라는 제목을 보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여름밤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던 할아버지의 얼굴과 길고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뜰채로 별을 낚는 모습을 상상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별이 총총 박힌 까만 밤하늘은 가까우면서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신비로운 곳이었다. 나의 할아버지는 나에게 그 하늘의 신비로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지는 못했지만 이 책에서는 할아버지 위베르가 손녀딸에게 우주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학창시절 공부가 하기 싫을 때면 “이런 것 배워서 도대체 어디다 써먹을 수 있다는 거야?”하고 툭툭 내뱉었다. 어떤 별이 지구별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지 계산하는 방법이며, 별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것들을 배워서 도대체 어디다 써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별의 아름다움이나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시험문제를 맞추기 위해 교과서를 외우고, 시험이 끝난 뒤 언제 배웠냐는 듯이 까맣게 잊어버렸다. 손녀의 질문에 차근차근 이야기해주는 위베르 할아버지의 설명을 보면서 그 때 궁금해 하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새롭게 떠올랐다.
    특히 자연은 문자와도 같은 구조라는 비유로 각 분야의 과학에 대해 순차적으로 설명해주는 내용은 어렵게만 느껴지고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 여겼던 과학을 조금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게 위베르 할아버지는 과학이, 우주가 나와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책 전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존재하는 이유와 우주를 살펴보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일깨워주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나를 우주와 비교하면 티끌처럼 아주 미미한 존재이지만 우주를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나이를 쉽사리 가늠할 수 없는 우주와 그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인간이 노력해온 시간에 비하면 우리의 인생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라는 것도 이야기해주고 있다. 위베르 할아버지는 손녀딸이, 그리고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우주에 대한 단순한 지식보다는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그 의미를 깨닫도록 해주는 것 같다. 어린 손녀를 위한 책이라 그런지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에 쉬운 표현들로 책장이 술술 넘어 갔다. 하지만 위베르 할아버지가 전하는 내용은 그리 가볍지도 얕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지. 과연 망원경이며 천체학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말이야. … 망원경이며 천체학 덕분에 아주 멀리 있는 별이라 할지라도 우리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p.42)

"과학은 하늘과 땅에서 이루어진 일들을 찾아내고 이해하려 한단다. 그런 여러 현상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말이야… 바로 과학이 우리 인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틀려주고 있단다."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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