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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의 게으른 나날
J 지음 / 소르북스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10년 넘게 도서에 살며 회사에서 글을 쓰다가 지금은 전원에 살며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있"는 작가 J의 에세이를 닮은 소설이다. 많은 이들이 꿈꾼다. 팍팍하고 공기 더럽고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하고 조용하고 깨끗한 공기가 있는 '자연'에서의 삶을 말이다. 삶은 잠시도 쉬지 않고 흐르고, 그렇게 흐르는 시간을 따라 내 배는 필연코 고파온다. 더위는 어찌 저찌 견딘다 해도 추위가 몰려오면 작은 불씨라도 피워야 한다. 전원에 산다 해서 헐벗을 수는 없으니 옷도 계절에 맞춰 구비해야 한다. 한적한 전원 생활이 그리 한적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먹고사니즘. 이 굴레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밥벌이의 고단함과 분리시켜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는 자연인이다"를 외치는 사람들조차 도시의 아우라를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경쟁없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나의 삶을 이어나가게 해 주는 것들을 다른 이들의 것과 비교할 필요없는 환경에 놓인다는 것은 마음에 한결 여유를 가져다 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작가도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지만 도시에서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같아 보였다.
작가는 이 글들을 쓰면서 위로를 받았을까 궁금했다. 이 글을 읽을 가까운 이들, 아버지나 친구 A 그리고 옆집 남자는 어떤 마음들을 가졌을까도. 나보다 나이는 한 살 적지만 옆집 언니의 긴 편지를 받은 그런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옆집 남자와의 다음 행보도 궁금하고. 맥주를 사들고 가서 집 울타리 언저리라도 기웃거려야 하나,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