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일기장 개나리문고 8
조경희.심윤정 지음 / 봄마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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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는 일기장이라니. 세상의 때가 너무나도 묻은 나는 왠지 데스 노트가 생각났다. 다행스럽게도 주인공 건우가 바라는 소원은 귀엽고 치밀하지 못한 것이 웃음이 난다.

매일같이 잔소리 폭탄에 궁상스러우리만치 돈을 아끼고 훌빈한 냉장고를 들여다보며 간장계란밥으로 얼렁뚱땅 한 끼를 해결하려는 엄마가 너무나 마음에 안 드는 건우다. 일단 엄마를 바꿔본다. 아침에 눈을 떴더니 엄마가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잔소리라고는 없는 상냥한 엄마로 변해있다. 내친김에 건우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 하영이랑 잘 해보려 이런저런 내용을 꾸며 일기장에 적는다. 그런데 일기장에 쓴 대로'만' 이루어지는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는 영 다른 모양으로 흘러가고 만다.

어른이 되어서도 삶이 팍팍할 때면 알라딘 램프 같은 것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을 담아 로또 1등 당첨을 꿈꾼다. 그러다가 정작 1등에 당첨된 사람의 불행한 후기를 볼 때면 큰 탈 없이 사는 지금의 내 삶에 안도한다. 행복이란 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님을, 지금의 내 삶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어린 건우도 소원 일기장을 통해 그것을 어렴풋이 안 것 같다. 뭐든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란 결국 김빠진 콜라 맛이란 것을 알아챈 것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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