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숨 쉴 틈 - 인생의 길을 잃은 여자, 인생의 끝에 선 노인을 만나다
박소연(하늘샘) 지음, 양수리 할아버지 그림 / 베프북스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왜 읽게 되었는지  

이렇게 살다보면 불현듯 알 수 없는 미래, 갑자기 사라진 나, 품안에 자식이 금새 커서 저 멀리 있는 것,  
열심히 한다 했지만 한편으론 밖에서 일한다고 집안일 소홀한 워킹맘이 된다.  
처음 이런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초기에는 으쌰으쌰 힘을 내며 스스로를 토닥여준다. 하지만 계속 반복될 수록 무게감이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고 정말 숨쉴 틈이 없이 무언가가 나를 조여오기 시작한다.  


▷ 작가를 알아보니 
  
처음엔 예전 잠깐 알고 지낸 10살 많은 언니(?)와 이름이 같아서 그 언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진로 교육 독서 심리 지도 강사를 하며 삼성생명에서 근무하고 있다.  
새벽 5시쯤 일어나 매일 글을 쓰셨다고 하니 비록 복잡한 마음을 글로 엮으셨지만 내가 읽을 때는  
새벽의 공기가 절로 전달되는 듯한 쾌청함이 느껴진다.   
블로그 http://hanulsam.me/ 


▷ 처음 읽어보니  

Social Media 에서 느껴지는 기쁨과 행복이 넘쳐보이는 것 조차 외롭게 보이는 워킹맘으로서  
삶이 절대 호락호락 하진 않지만 살아볼법하구나~ 라며 이야기를 이어갈지 궁금해졌다.  
많이 긍정적이기 쉽지 않은 생활이 계속 되다보니 과연 살아볼법한건가? 
여느 책과 비슷하게 결국은 살만한 세상이구나, 내려 놓아라, 라고 말하진 않을까,  
작가의 생활에 흠뻑 빠져 읽어내려갔다.   


▷ 계속 읽다 보니 
 
p. 29 오늘 선생님 댁 부엌에서 저 글을 보고 누구도 제게 지금의 삶을 강요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말이 그 말이다.. (지지리궁상 짓이라고 하자.. )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다. )

p. 65 모두 가는 곳을 / 왜 아니가려 하는가 / 왜 울면서 보내는가 ( 내 삶. 누구나의 삶. 모두 같은데 왜 우는가. ) 

p. 94 사람에겐 사람이 삶의 힘이다. "누구나 지나야 할 시기 중 유독 힘들 때가 있더라. 그런데 또 지나보면 별거 아니기도 해. 그때 너희들은 성장하거든. 힘들 때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네가 가진 큰 복이다. ( 나에겐 엄마가 그러한 존재다. ) 

p. 111 사람을 잃으셨다면 / 어디에서 잃었나 / 생각하고 찾아나서세요 / 그래도 없다면 / 그건 첨부터 없었던 거외다 

p. 158 돈 명예 건강 / 하나라도 없으면 나머지도 없다 / 어느것도 가득할 수 없기에 / 하나가 없으면 모두가 없기에 / 없으면 없어서  있어도 없어서 / 그걸 찾는다.  

p. 180 스승은 길을 가르쳐주고 / 부모는 손잡고 다려다 준다 / 스승은 먼 곳을 가라 하고 / 부모는 쉬었다 가자 한다 / 스승은 멀리 보라 하고 / 부모는 엎어지지 마라 한다. 

p. 181 네게 해줄 이야기가 없구나. 이미 너 안에 답은 다 있으니까.... 불량 학생들이 말이야, 나쁜 짓할때 "몰라서 그랬어요" 하는 애들이 있는 줄 안? 나쁜 것인지 알면서도 하는거야. 그냥 그걸 해봐야 나쁜지 알거든. 그냥 놔둬야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어. 

p.184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이 / 30년 전이라면 / 그게 곧 내 아들입니다. / 30년 후 내 아들은 보다 / 좋은 거울을 갖기 바랍니다. 

"세월에 묵혀둔 지혜의 말을 꺼내놓을 때마다 여자의 멈췄던 숨이 트였습니다. "

틀린 말이 하나 없이 쉽게 생각할 수도 있을 법한 일상의 가르침 속에서 세상의 큰 길을 얻는다. 


▷ 마지막  

사람이 중요하다.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가 중요했고, 앞으로 새 삶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야했다.  
여자의 숨쉴 틈은 남자들도 마찬가지다. 내 삶은 내가 살아가는 것인데 가족이고, 친구이고, 지인들이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 한 명 없다면 숨쉴 틈은 없어진다.  
하지만 이 숨쉴 틈 조차도 내가 그들과 진심으로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것은 없다. 주변 사람들과 양수리 할아버지와 소통하는 가운데 다시 중심 잡고 다시 생각함을 반복하는  
작가님의 생활이 답 없는 인생에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