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내일
심규진 지음 / 이다북스 / 2018년 4월
평점 :
▷ 왜 읽게 되었는지
이전에는 남에게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서른을 훌쩍 넘다보니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젊었을 때의 자신감이 타인으로부터 나오게 된다고 의식했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처를 받는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젠 안다. 나 스스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걸. 제목 그대로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내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다.
▷ 작가를 알아보니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전에 "어른동화"란 책을 출간하였고, 책을 읽어보니 직장 생활을 하며 글을 쓰는 30대 후반의 가장인 것으로 파악했다. 동갑일 수 있겠다. IMF, 취업, 이직, 월급 많이 언급된 내용으로 볼 때, 나와 비슷한 생활 패턴이 있겠구나 지레 짐작해본다.
▷ 처음 읽어보니
젊을 때 삶이 빡빡하고 무겁고 힘들다. 나이가 들어도 삶은 다른 방법으로 힘들다.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천둥이 치고 하늘이 온통 밤처럼 세상을 뒤덮였어도
정해진 시간 내에 형광등 밑에서 타이핑을 열라게 해대는 직장인의 삶.. 지금 나의 현실.. 작가의 현실이기도 하다.
한숨으로 시작한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역시 이 현실은 너무나 사실 자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거란 예상을 하고 계속 읽어나갔다.
▷ 계속 읽다 보니
p.50 직장인에게 퇴사는 제 살을 깍아먹는 고뇌가 낳은 용감한 자기 사랑이다. 아니, 무모한 자기 학대다.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그 무엇이다. (다른 곳으로 이직하지 않은 퇴사가 이렇겠다. 무한한 자기 사랑이다. )
p.57 부모는 항상 인정해 주었지만 세상은 무정했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즘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보지 못하게 했고,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이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기에 이르렀다. ~~~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P. 106 땅을 파기 시작하고,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결국은 내것을 하는 것이 선배가 말한 성공의 조건이었다. ~~~ 동시에 출근, 야근, 퇴근, 월급날 등 맞추어진 퍼즐이 흩어질까 봐 두려움이 몰려왔다. 이러다 망부석이 되면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꽃피지 못한 청춘의 호소는 오늘도 땅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이젠.. 맞추어진 퍼즐마저. 기회가 없어지게 될까봐 불안해진다 . 고용불안..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왜 불안한건가.. )
P. 116 뭔가를 안다는 자체가 이렇게 고통일 줄이야. 대체 누가 아는 것이 히이라고 했을까. 앎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축복이요, 앎에 지배 당하는 사람에게는 재앙임에 틀림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나는 지식적 앎과 인사적 앎을 멈출 수 없다. (인사팀에서 일할 때.. 진짜 힘든 부분이다.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아서 공감간다. )
P. 155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전적인 물음에 머뭇거리는 자는 비겁하다고 손가락질했고, 나는 어느덧 사용자가 쓰기 좋은 일꾼으로 변모했다. (면접 볼때, 회사에서 업무 맡을때, 참, 솔직함은 죄가 된다. )
P.173 주말을 맞아 새벽을 다시 죽은 공간에 집어넣고 이불 속에서 퍼질러 잤더니 새벽 공기를 마실 때마다 더 큰 상쾌함을 느꼈다. 주말에 느낀 상쾌함은 주중의 상쾌함을 위해 희생된 육체적인 피로 때문에 받은 보상이었을까, 아니면 이불 속 포근함이 가져다 준 일상적 행복이었을까? (주말 내 몸의 시계가 5시 50분에 눈을 떴다가 주말임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다시 잠드는 그 순간 정말 피곤하긴 하지만 안도감이 더 크고 짜릿하다)
▷ 마지막
최근 이 책과 여자의 숨쉴 틈을 같이 읽으면서 작가님들의 생활과 내 생활이 자꾸 겹쳐지는 걸 보니
새삼 내 나이를 망각하고 젊은 나이라 생각하고 몰아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숨가쁘게만 생각했다.
두 책을 같이 읽고 보니 내 나이만큼 사람들도 살아오고 지내왔고 정도를 나눌 수 없는
저마다의 일들을 겪고 지내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쁜 마음이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소한 안도감과 나는 이제 결코 젊지 않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걸 느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