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러시아 - 러시아의 굴곡진 현대사와 독재자의 탄생
대릴 커닝엄 지음, 장선하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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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지탄받고 있는 지도자,

느닷없는 전쟁을 시도하여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식량위기의 암운을 드리운 지도자,

동시에 러시아를 어디로 이끌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지도자.

그가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이 책은 그래픽노블의 형식으로 푸틴의 생애는 어떤지, 푸틴이 어떻게 러시아 최고의 권력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푸틴이 얼마나 냉혹한 지도자인지 잘 보여줍니다.

책을 읽다 보면, 푸틴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닌 러시아의 혼란상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지도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푸틴은 정치 명문가나 금수저 출신이 아닌, 레닌그라드의 아주 평범한 가정 출신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단순히 KGB를 동경하고 삼보나 좀 할줄 알던 껄렁한 소년이 언제, 어떻게 러시아 중심부까지 진출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지만 임팩트 있게 다가왔습니다.

푸틴의 성공가도는 정석적인 길이라기보단 정보기관을 이용한 '사도'에 가까웠는데, 이는 소련 말기와 러시아 초기에 이르는 혼돈의 정국이 만들어 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소련 체제가 굳건했거나, 새로이 작동하는 러시아가 혼란스럽지 않았다면 푸틴은 그냥 FSB 내의 평범한 행정 직원으로서 커리어를 마칠 수도 있었지만, 소련의 해체와 옐친의 연이은 정책 실패가 푸틴을 대통령의 자리까지 올려놓은 것이었습니다.

또한 푸틴이 어떻게 언론을 탄압하고,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했는지도 간결하면서도 짧게 보여줍니다.

우리에게도 '방사능 홍차' 로 잘 알려져 있는 방사성 독극물 사용은 물론 총격, 방화 등으로 거슬리는 사람들을 하나씩 제거하려는 푸틴의 행적은 현대 지도자라기보단 고대, 중세의 폭군에 더 어울려 보였습니다.

물론 이건 모든 독재자의 공통점이지만, 푸틴이 다스리는 러시아만의 지독한 암살수법이 돋보여서 더욱 섬뜩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서방도 이런 푸틴을 자신들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 줄 알고, 또는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방심했습니다.

오바마부터가 푸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트럼프는 아예 푸틴과 유무형의 커넥션이 있다는 설이 거의 기정사실이 되었을 정도이니요. 트럼프의 '러시아 게이트' 에 대해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의심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푸틴에게 닥쳐온 가장 큰 위기. 그것이 바로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본래 푸틴은 3일만에 젤렌스키를 무릎꿇리고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킬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전쟁 개전 4개월이 넘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과 국민들의 투지로 열악한 전쟁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푸틴의 20년이 넘는 집권기간 동안 가장 큰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과연 푸틴은 러시아 전체, 아니 세계를 수렁에 빠트린 전쟁에도 불구하고 권좌를 지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무대에서 퇴장하게 될까요?

그 대답을 간략하게나마 알려주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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