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 역사
마크 갈레오티 지음, 이상원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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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약 12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넓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서기 800년 즈음에 키예프, 모스크바, 노브고르드 등의 여러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여러 공국들의 지도자는 자신들의 나라가 먼 미래에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자랑하고, 또 전 세계에 힘을 뻗칠 수 있는 강대국이 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 책, '짧고 굵게 읽는 러시아의 역사'는 러시아가 어떻게 이런 강대한 나라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시련들을 겪었는지, 또 이 러시아라는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간략히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러시아 역사 개론' 정도의 책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단순한 사실 나열의 개론서와는 또 다른 차원의 깊이가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이뤄져 있는데, 각 챕터를 들어가며 그 시대를 상징하는 러시아의 주요 미술품, 조각상, 기념물 등을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이반 뇌제의 시대를 다루는 챕터에선 일리야 레핀이 그린 이반 4세가 아들을 죽인 그림을 소개하고, 로마노프 왕조의 전성기인 19세기를 다룰 땐 모스크바에 세워진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소개하는 등 러시아의 문화를 대표하는 여러 상징적인 예술품들로 독자의 눈을 끌어당깁니다.

역사적 서술 역시 단순한 사실 나열을 넘어 역사적 맥락을 짚는 깊이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왜 여러 공국들은 류리크라는 통일된 지도자를 원했는지,
왜 표트르 대제는 그토록 유럽에 집착했는지,
왜 1905년에 러시아 민중들은 페테르부르크에서 빵을 달라는 시위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쉽고 간결한 문체로 풀어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러시아가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소련 시대에 대한 서술이 전체 책의 1/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세계사에 미친 소련의 비중을 생각하면 적어도 분량을 더 투자해도 되리라고 보는데 그냥 일률적으로 퉁쳐버린 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짧고 굵게' 읽는 책이라는 이 책의 의의를 생각하면 아주 큰 단점까진 아니며, 어쨌든 러시아 역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봅니다. 굳이 어렵고 두꺼운 역사책을 가지고 씨름하기보단 이 책 한권으로 역사를 톺아보는 것도 꽤나 좋은 선택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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