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 -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기술
로렌 헨델 젠더 지음, 김인수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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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자기의 삶에 대해 만족하며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긴거 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들로 우린 자신의 삶에 가지가지의 불만을 가지고 있다. 바꿔보려 계획도 세워보지만, 결과는 늘 제자리걸음이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언젠가부터 타성에 젖어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났다. 책을 통해 나를 위로하고 감싸안기 바빴던 내게 이 책은 나를 벌겨벗기고 그런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했다. 그리고 내가 가진 문제들을 제대로 마주하게 했다. 왜 이 책의 저자가 세계 최고의 라이프 코치인지 이 한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알거 같다.

 

저자는 25년간 자신을 재정비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시킨 헨델메소드를 이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다. 헨델메소드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다루는 10단계별 코칭방법이다. 저자는 헨델메소드를 좀더 쉽게 알게 하기위해 지극히 평범한 4명의 사례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헨델메소드의 첫 단계는 꿈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며 꿈을 현재형으로 모두 적는 것이다. 이 과정은 나의 현재와 꿈 사이의 간극을 바라볼수 있게 한다.그리고 그 꿈을 크게 읽고 그중 특히 공 들일 3부분을 정한후 친구에게 알리는데 이 과정은 꿈을 현실화하기위한 책임감을 갖게 한다.
두번째, 나의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제대로 듣는 과정, 세번째, 나와의 약속을 정하고 그 약속을 못 지켰을때 스스로 정한 벌칙을 이행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고 그후 내 진솔한 생각을 적어보고,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성향도 돌아보고, 내가 생각없이 했던 거짓말을 돌아보는 등 저자는 한단계한단계 사례자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 헨델메소드를 실천할수 있게 상세히 설명한다.

 

 난 언제부터 꿈이란 단어를 잃어버렸고, 내 내면에서 하는 온갖 소리를 너그럽게 받아주며, 남들에게 내 진짜 모습이 아닌 거짓된 모습을 보여주는 거짓말쟁이가 되어가고 있었던가... 이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했다.그래서 한단계 한단계마다 펼쳐지는 사례자들의 이야기는 꽁꽁 숨겨놓았던 나를 만나는 과정같아 많이 부끄러웠다. 그만큼 이 책은 나를 제대로 마주하게 만들었다.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마음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곧 그 마음에서 빠져나올수 있는 길이었다. 내 생각을 감추면 절대 변화할수 없다. '괜찮아, 괜찮아, 다 잊어버러'하는 속삭임에 속지 말고 쏟아내서 버리고 세척해야 한다.
저자는 책머리에 이 책을 읽기전과 후가 분명히 다를거라 말했고, 책을 다 읽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헨델메소드의 몇단계만이라도 실천해보기로 맘 먹었다. 이 과정은 인생을 바꾸는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내 자신을 제대로 알아가는 그 첫걸음은 분명히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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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옛글의 향기 4
노자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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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은 총 81장 5천여자밖에 안되는 적은 분량의 책으로, '무위자연'을 통해 마음을 일깨우게 하는 '노자'의 도道의 철학이 잘 담겨져있다. 이 책<내 안의 나를 깨우는 도덕경>은 여러 주석가운데 한나라 문제  때의 하상공河上公에 의해 지어진 최초의 주석서인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를 기초로 하여 풀어놓은 것이다.

 

 

도를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닙니다.

도덕경1장은 이렇게 道에 대한 풀이부터 시작된다.
道는 이름 붙일수 없으며 형체도 없어 이름으로 부를수도 없으며 욕심내는 마음이 없어야 도의 요체를 관찰할 수 있다는 글로 마음을 먼저 비우게 한다. '좋다' '나쁘다'는 마음도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며, 일을 하여도 자랑하지 않고, 공로를 이루어도 그 자리에 연연하지 말라며 '無爲무위'의 사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렇듯 도덕경은 기존 '유학'이 추구했던 형식적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닌 ''와 자연에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그럼에도 내용은 허무적이나 황당한 것이 아닌, 의외로 굉장히 현실적이었을 뿐 아니라 정치적인 면도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다. 특히나 후반으로 갈수록 어떻게 백성을 대하며 어떻게 신하를 등용하며 어떤 마음으로 통치해야 하는지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유익함을 강조하며 천하는 항상 무위의 일로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장자의 철학과 노자의 '도'의 철학은 '무위'라는 면에서 합일점을 지니고 있는거 같다. 그래서 노장사상으로 묶어서 이야기 하는거 같다. 하지만 장자의 철학은 정치적인 면을 배제한 소인의 삶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노자의 철학은 통치자를 의식한 정치적인 면을 많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두고 있는 듯 하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물고기를 삶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울림을 남긴 문장이다. 작은 물고기는 삶을 때 내장, 비늘을 제거하지 않고 휘젓지도 않는다. 이는 문드러져 죽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통치를 한다면 그 어떤 나라가 태평성대하지 않겠는가!! 그 복잡하고 어지럽던 춘추전국시대를 어떻게든 안정시켜보고자 노력했던 제자백가들의 철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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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페이션트 에디션 D(desire) 14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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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제작되어 무려 9개의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 이 책은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주목받으며 우리나라에도 1997년 개봉되어 호평을 받은 영화<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원작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이미 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2차세계대전이 막 끝난 시점,  온 몸이 까맣게 타는 화상을 입은 영국인 환자와 그를 간호하는 간호사 '해나', 그리고 해나의 아버지 친구이며 전쟁으로  한 손을 잃은 '카라바지오',그리고 인도인이면서도 영국공병대에 근무한 '킵', 이렇게 네 사람이 한때 수도원이었던 빌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 넷은 각자 전쟁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전쟁이 끝나도 그 아픔은 치유되지 못한채 그들을 힘겹게 하고 있었다. 고통으로 인해 모르핀을 맞아가며 버티던 영국인환자는 어느 날 친구의 아내를 사랑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고 그의 이야기에 그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해가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국인 환자의 아름다운 사랑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책은 그 누구에게 무게중심을 맞추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진행된다. 또한 책은 사랑보다는 전쟁이 남기고 간 깊은 상처에 더 촛점을 맞추며, 이들 넷이 어떻게 자신이 가진 상처들을 조금씩 치유해가는지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으로 이끌고 있다.

 

 

제목은 <잉글리시 페이션트>지만,그는 결코 영국인도 아니었고, 전쟁중 그가 벌인 놀라운 행적은 추리소설처럼 서서히 드러나며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마저도 덮어주는 카라바지오의 모습을 보며, 그들 개인은 전쟁을 결코 원하지 않았고 아군, 적군을 떠나 그들 모두가 전쟁의 희생양이었음을 이 책은 다시금 느끼게 한다.



전쟁이 끝났지만, 결코 그들 안의 전쟁은 끝나지 못했다.
아군도, 적군도,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네 사람의 아픔과 치유를 통해 다시금 명분없는 전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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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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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전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결국 병원 문까지 닫아야 할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던 김혜남작가가 또 다시 신간을 발표했다. 30여년의 정신분석전문의로 수천명의 환자를 만난 경험과 깊은 고통을 겪으며 느끼고 깨달은 인간관계에 대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쉽고 편하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의 인간의 공간사용법 4가지 유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밀접한 거리(0-46cm) :
가족이나 연인같이 친밀도 높은 관계에서 나타나는 거리

개인적 거리(46-1.2m) :
친구나 그만큼 가까운 사이

사회적 거리(1.2-3.6m) :
회사나 소그룹에서 나타나는 거리

공적인 거리(3.6-7.5m) :
개인과 대중 사이의 거리
우린 매순간 누군가와 부딪치고 상처받고 또한 위로받으며 살아간다. 직장에선 동료들과 상사와 부딪치고, 친하던 친구에게서 섭섭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내 피붙이에게서 때론 가장 힘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는 더불어 사는 인간이기에 어쩔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 의존성이 지나치게 크거나 약한 것이 문제일 뿐이다.그럼 이 의존성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수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속에서 가능한 상처받지 않고 좋은 관계를 맺을수 있는 길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이는 무심코 한 말에도 상처를 받고, 반면 어떤이는 전혀 개의치 않기도 한다. 저자는 결국 상처를 받게 되는 이유를 자존감에서 찾고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이들에게 의존하려 하지 않고 자기 확신이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고 상처 받았더라도 '그럼 어때'라는 식으로 툴툴 털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단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단점을 인정하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단점을 감추거나 극복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장점을 키우는 것, 그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위한 빠른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부사이에, 친구사이에 지켜야 할 것들을 챙기며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노력해야 함도 얘기하고 있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사이일수록 서로를 가장 상처낼수 있는 방법 또한 알고 있고 그럼으로써 그 어떤 관계보다 가까운 사이는 더 깊고 아픈 상처를 남길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키며 살아갈수 없다. 자존감을 키우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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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 1 - 개정판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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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한 해 독서계에 엄청난 페미니즘을 불러온 <82년생 김지영>. 이 책 공지영의 <착한여자>는 그 책보다 무려 20여년 전인 97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두 작품은 모두 여성들의 삶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그렇다면 그 20여년의 세월은 여성들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을까. 그 오래전 발표된 이 책이 구 시대의 소설로 여겨지지 못하고 여전히 현재 여성들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할까.

오정인. 그녀는 딴살림을 보란듯이 차리고 어쩌다 한번 집에 올때마다 엄마를 아무런 이유없이 때리는 아버지, 그럼에도 그저 맞고 사는 엄마, 그런 매 맞는 엄마를 온전히 엄마탓으로 돌리는 할머니를 보며 성장한다. 오빠도, 언니도 그런 집이 싫어 떠나버려도 착한 그녀는 엄마곁을 떠나지 못한다. 결국 엄마는 아빠에게 매를 맞은 날 물에 뛰어들어 죽고 그녀 홀로 남아 늙은 할머니를 봉양하며 집을 떠나지 못한다. 그런 그녀를 유일하게 안타깝게 바라보는 옆집 오빠 명수는 정인이 울고 힘들 때마다 그녀에게 울타리가 되어준다. 하지만 자신이 불행만 몰고 다닌다는 생각에 그녀는 명수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엉뚱한 남자에게 자신을 삶을 떠맡기듯 결혼을 하게 되고 자신의 엄마처럼 매맞는 여자가 되어 살아가고 이를 지켜보는 명수는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오랜 고통 끝에 그녀는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그녀에게 삶은 그저 가혹하기만 하고 그녀는 결국 자살을 시도하는데...

어릴적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그녀에게 세상은 마냥 두려웠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사랑을 할줄도 모른채, 그녀는 그저 버림받지 않는 삶을 원했고 그 바람은 부족한 이들에게 자기삶을 희생함으로써 얻어지리라 생각했다. 행복이 뭔지도 몰랐고, 감히 행복 따윈 바라지도 않았던 그녀의 삶의 자세는 딱 그만큼 그녀를 불행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누군가를 당당히 사랑하기보다 사랑을 구걸했고, 노력해서 찾기보다는 저절로 굴러오길 바라는 늘 수동적인 삶이었으니까 말이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 만으로 교육에서도 배제되고, 늘 수동적인 삶속에서 단 한번도 오정인 자신의 얼굴로 당당하게 살아내지 못하는 그녀의 삶은 읽는 이를 답답하게 하지만, 불과 20여년전 나 또한 여자는 수동적이어야 한다고 배운 세뇌의 결과물이다. 어디 기지배가 얌전하지 못하게, 어디 여자얘가 먼저. 나또한 그런 얘기를 끓임없이 들으며 착한 여자로 자랄것을 강요 당했었다. 분명 내가 자라던 세대보다는 좋아지긴 했다지만, 아직도 세상은 '착한 여자'를 여성의 미덕으로 내세우며 순종을 강요하고 있다.
읽는 내내 정인의 삶은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그것은 어쩔수 없는 우리사회의 여성들의 삶의 민낯이었다.작가는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정인의 모습을 통해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힘겹지만, 우리가 이겨내고 나아가야 할 길이기에...



오랫만에 읽은 공지영작가다운 책이었다. <도가니>,<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늘 그 시대의 문제를 제시하고 늘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공지영작가. 작가의 이런 노력들이 우리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오정인의 삶이 많이 안타까워 읽는 내내 우울하긴 했지만, 오랫만에 공지영작가의 글을 읽을수 있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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