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카페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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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우주의 기적이 시작되는 공간 미시시피 카페'라는 제목과 달리 이 책에서는 카페가 큰 활약을 하지 않는다.

제목만 보고 뭔가 카페가 우주와 연결되는 웜홀(?)같은 역할을 하는 신비한 카페라고 상상했었는데 너무 멀리 나갔다.

그냥 여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카페가 미시시피 카페다.

 

소재가 독특하긴 하다.

자신의 물건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고 자신의 기억을 남과 공유하는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는 기연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여기에 기연이 워프시키는 물건을 받는 김춘분 여사님, 기연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받게 되는 남자 우완, 또 엄청나게 잘생긴 미스테리한 미시시피 카페의 주인장 데릭이 서로 얽히고 섥히며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우완이 기연의 생각을 공유받고 데릭을 떠올리며 자신의 취향을 의심하던 초반까지는 흥미로웠다.

데릭과 우완 기연의 쫄깃한 삼각관계를 기대했는데 사실 로맨스 부분에선 조금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중반까지 데릭이 좋다고 난리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우완으로 갈아 탄 느낌이랄까.

우완과 과거로부터의 질긴 인연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황스럽게 빠른 감정변화가 맥이 빠지게 만들었다.

 

로맨스를 제외하고서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살짝 애매하다.

판타지면 판타지, 미스테리면 미스테리, 로맨스면 로맨스, 라인을 하나로 확실히 정해놓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다.

그래도 열린결말같은 찝찝한 마무리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살짝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전개로 완전 책에 푹 빠져서 보진 못했던거 같다.

마지막도 너무 급 마감된 느낌이라 조금 아쉽다.

이 작가님이 쓰신 다른 소설은 벌써 드라마화 확정이라던데 그 소설도 한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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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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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까 유럽, 미국, 중국, 동남아 여행책이나 여행관련 뉴스는 쉽게 접해왔었는데 그중에 러시아는 없었던거 같다.

지리상으로 보면 우리나라랑 참 가까운 나라가 러시아인데 그동안 왜 그렇게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러시아어는 완전 생소하고 러시아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 없었는데 함께 일하는 러시아인 동료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러시아에 대한 책을 찾다 훈남 4명의 여행기가 눈에 띄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할배도 청춘도 아닌 레알 직딩의 여행기라는 홍보문구가 참 마음에 들었다.

학교 휴학하고 일년간 유럽여행, 잘 다니던 직장 때려치고 여행하러 떠나기 등등 요즘 다양한 여행서적이 쏟아져 나온다.

물론 여행기를 보는건 재밌는데 너무 내 현실과 동떨어진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들을 보면 살짝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직장에 사표던질 용기는 없어도 여행은 포기할 수 없어서 휴가를 긁어 모아모아 서로 힘들게 시간을 맞춰 여행을 떠난다.

이 부분에서 나랑 내 친구들 이야기같은 친숙함이 느껴져 책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러시아의 수도가 모스크바라는 것만 알고 살았다.

뭔가 나한테 러시아라는 나라가 엄청 선진국의 이미지는 아니라서 그런가 별로 기대를 안했었는데 책으로 느낀 러시아는 다양미를 넘치게 갖춘 재미있는 나라였다.

한 나라의 수도라서 그런가 모스크바가 생각보다 훨씬 알록달록하고 화려했다.

가장 가고 싶어지는 곳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름궁전이다.

이번에 러시아어를 살짝 배울때 강사님이 여름궁전에 대해 말씀해 주셨었는데 책 속의 사진과 설명을 보고 있자니 정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도 러시아지만 서른이 넘어서도 이렇게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게 제일 부러웠다.

아 아직 다들 총각이라서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래도 좋아 보인다.

나는 언제 친구들이랑 여행가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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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 괜찮은 당신
장하오천.양양 지음, 신혜영 옮김 / 이야기나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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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이라 그런지 유명한 sns의 팔로워 숫자도 후덜덜하다.

자그마치 3억명. 일단 스케일에 한번 놀랐다. 그리고 바로 뒤에 따라온 호기심.

대체 뭐 얼마나 공감가고 좋은 글들을 써놨길래 3억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매혹시켰을까?

중국 연예계 쪽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양양이랑 장하오천이라는 사람 아냐고 물어보니 '걔네 유명하지~'라는 얘기가 바로 나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이번에 한국어 번역판으로 나왔다는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인기가 많은 이유 중 70%가 이사람들의 얼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작가 2명이 어지간한 한국 연예인들이랑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비주얼의 소유자들이었다.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훈훈한 마스크, 거기다 청춘심을 자극하는 감성적인 글들과 일러스트까지

요즘 시대에 맞는 인기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겉모양과는 다르게 정작 에세이(?) 내용은 평범하고 소박하다.

내 주변 친구들에게서 또 나한테서도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적어놓았다.

사랑, 이별, 우정, 꿈, 여행 같은 청춘과 너무 잘 어울리는 주제가 메인으로 겉절이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다.

 

회사에서 쉬는 시간마다 틈내서 봤는데 금방 봤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써놔서 힐링도 되고 그렇게 무겁지 않은 이야기라 술술 잘 읽혔다.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정하는건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걸.

 

이 순간 여러가지 크고 작은 이유 때문에 낙담하거나 의기소침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책의 저자들이 말한다.

당신은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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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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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가 자기 딴에는 사기당하지 않기 위해 컴퓨터가게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표지의 일러스트와 첫 에피소드를 보고 스크루지 영감이 생각났었는데 알고보니 전형적인 '츤데레'였다.

 

여기 이제 막 '할아버지'소리를 들을만한 나이가 되어 버린 한 남자가 있다.

법 없이 살아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이런 사람을 보고 말하는 거구나 싶을 정도로 자기절제가 완벽한 남자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라 남들에게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까칠하다는 평을 듣는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융통성 없고 조금 피곤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남자가 평생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순정파라면?

남에게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한 번 마음 열기 시작하면 누구보다도 든든한 아군이 되는 사람이라면?

 

많은 여자들이 모두에게 잘하는 남자보다 나한테만 잘하는 남자가 좋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가 죽은 뒤에도 그리워하다 못해 그녀의 뒤를 따라가겠다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오베의 순정이 빛을 발한다.

모두까기 인형마냥 세상 모두에게 차갑고 까칠하지만 나한테만은 한없이 누그러지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남자, 얼마나 매력적인가.

중간 중간 아내 소냐와의 추억이 그려지는데 이런 사람 만나게 되면 결혼이 하고 싶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그저 성가시다고만 생각하던 동네 이웃들과 우연인지 인연인지 의도치 않게 자꾸 엮이게 되는 오베.

아내가 죽은 뒤 다시 무채색이 되어 버린 그의 삶이 주변 사람들과의 부딪힘으로 점점 알록달록 컬러풀하게 물들어간다.

오베가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다르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된 이웃들도 그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그를 더 귀찮고 성가시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인간냄새를 듬뿍 담아낸 소설이다.

띠표지에 써있는 '30초마다 웃음이 터지는'라는 홍보문구가 어울리는 소설은 아닌데 잔잔하게 엄마미소를 지으며 봤다.

이사한지 3년이 넘었는데 나는 아직 우리 동에 누가 사는지 앞집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이사할 때 떡 돌리는 것도 이젠 옛말이라고 하는 시대라 이웃에 대한 정 같은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이런 책을 보면 살짝 부러워진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웃과 소통하게 될 날이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만나게 된다면 좋은 이웃을 만나고 싶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이 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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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킨 노트 - 마음을 전하는 5초의 기적
가스 캘러헌 지음, 이아린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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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니 2011년에 방영한 드라마 <여인의 향기>가 생각난다.

딱 먹고 살 만큼의 월급을 받기 위해 드럽고 치사해도 꾹꾹 참고 직장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암 선고를 받고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하루하루 즐기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의 드라마였다.

직장을 관두고 여행을 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랑도 하고, 탱고도 배우고, 콘서트도 가고.

죽기 전에 꼭 하고싶은 일을 버킷리스트에 적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난다.

누군가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를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이 드라마를 추천할 수 있다.

아마 마지막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주인공의 "우리 내일은 뭘 할까요~"란 대사에서 느꼈던 울림을 아직까지 다른 드라마에선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거 같다.

나는 당장 내일 죽을 몸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 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드라마 속의 여주인공이 되어 함께 울고 웃었던 드라마였다.

 

위 드라마의 주인공이 온전히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은 생을 불태웠다면 이 책의 주인공은 남은 삶을 딸을 위해 쓰고 싶어한다.

이 책은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딸과의 소통으로 정한 주인공의 딸에 대한 큰 사랑이 가득 담긴 책이다.

매일매일 딸을 위한 도시락을 싸고 경건한 마음으로 냅킨에 메세지를 남긴다는 주인공과 아빠의 진심이 넘치게 적혀있는 냅킨노트를 받으며 바르게 성장하고 있는 엠마의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적신다.

일단 죽을병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 부담으로 다가왔을 텐데 주인공은 어떻게든 제대로 잘 살아보려고 수술도 계속 받고 그 와중에 일자리도 계속 구하고 딸아이 남자친구에게 칵테일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고 페이스북도 하고 그렇게 방송 출연도 하고 몸이 안아픈 사람보다 더 바쁘고 알차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니가 무심코 흘려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이가 갈망하던 내일이다'라는 명언을 주인공도 알고 있는 거 같다.

선물받은 소중한 '오늘'을 사랑하는 딸과 함께 채울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진한 부정이 느껴진다.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부모님의 마음을 절대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책을 보면서 정말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만약 내가 암 선고를 받아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다면 난 당장 무엇을 하려고 할까?

적어도 매일매일 가족들의 도시락을 싸며 쪽지를 써 마음을 전달하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안할 것 같다.

음, 새삼 부모님께 정말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샘솟는다.

 

주인공이 딸 엠마에게 보낸 냅킨쪽지에는 주인공이 하고싶은 말 뿐만 아니라 여러 유명인들의 명언도 쓰여 있다.

매일 점심 도시락을 먹기 전에 좋은 글이 적힌 아빠의 메세지를 본 엠마의 하루가 어떨지 예상이 간다.

가족들에게 손편지를 쓴 적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대충 카톡으로 사랑한다고 필요할 때만 온갖 아부를 떨며 보낸적은 많은데... 괜히 양심에 찔리네.

비록 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짱짱하지만 앞으로 가족들에게 고마우면 고맙다 미안하면 미안하다 좋으면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그때 가서 많이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아 근데 말로 하기엔 영 쑥쓰러운데... 쪽지도 너무 오글거리는거 같고...

뭐 괜찮은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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