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악마의 진실.

내 안의 특별한 악마 - PASSION
히메노 가오루코 지음, 양윤옥 옮김 / 아우름(Aurum) / 2008년 9월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기존의 소설들과는 달리, 여성들의 피곤을 한방에 날려주는 통괘소설이라는 책소개를 보면서, 제목처럼 자신도 알지못한 내면의 어떤 성격과 본질적인 성품으로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을 대표하는 주인공-프란체스코가 극적인 계기를 통해서 진취적이고 빛나는 성공을 이뤄나가는 발전적인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 유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지금, 적지않은 실망과 솔직히 소설책을 읽고 있는건지 외설을 읽고 있는건지 의심이 들었다. 도대체 이 책이 우리들에게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뭘까?

내가보는 주인공은 이렇다. 수도원에서 자란 프란체스코는 정말, 그야말로 참한 순둥이 아가씨다. 더욱이 요즘 각광받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골드미스다. 반면 고가씨는 프란체스코의 몸에서 생겨난 인명창으로 프란체스코에게 끝없는 외설을 퍼붇는 못쓸, 몹쓸 존재이다. 아무리 소설이 허구라지만, 아무리 판타지라지만 나는 참 읽는 내내 너무하다는 생각과 여성의 본질적인 존엄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첫페이지부터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즐겁지도, 유쾌하지도 않았고 통쾌함은 더더욱 거리가 멀었고,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느낄수 있다는 것이 되려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못쓸, 몹쓸 여자의 기준이 무엇인가? 여성의 역활은 무엇이며, 여성의 존엄성은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의 가장 큰 배신감은 여성을 위한 책이라느는 홍보성 멘트다. 읽어보면 느끼겠지만 이 책은 지극히 남자우월사상이 짙은 남성을 위한 책이다. 여자의 존재는 남성으로 하여금 성적인 매력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성적인 매력이 없거나 혹은 작은 여성은 그 존재가 못쓰거나 몹쓸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나는 발언인가? 단지 여성을 하나의 성적인 대상으로 밖에 치부하지 않는 소설이 신경질난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긍정하는 그녀의 태도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절을 지키는것이 왜 창피하고 부끄러운것인가? 되려 곧은절개와 쉬이 허락하지 않는 도도함이, 아무거리낌 없이 쉬이 내어주는 천박함과 가벼움보다 더 칭송받아야 맞지 않을까?

남자가 없고, 이나이되도록 성적 경험이 없고, 성적으로 관심이 없다고 해서 그사람이 어디 문제가 있거나, 모자라거나, 부족하거나 하는 것은 결코 아닐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개인차가 존재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다양성 및 상대를 인정하지 않은채 오로직 성적인 기준으로 여성의 존엄성과 본질적 가치을 운은한다는 것이 나는 어쩐지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났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말이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지만, 매일매일 분발하여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판타지라고 했던가? 나는 정말이지 코웃음도 모자라 콧방귀라도 끼고 싶은 부분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정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말하고, 매일매일 분발한다는 것은 남성들로 하여금 성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매력과 성적 기술을 익히는 것을 말하고, 사랑의 판타지란 성적매력이 없는 골드미스 프란체스코와 저질 인명창의 러브스토리다. 정말이지 황당하기 그지없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 하고 싶지는 않다. 판타지 소설로서 유쾌함이 없는것은 고사하고, 소설책인지 외설인지 구분이 모호한체 읽는내 눈살을 열두번은 찌푸리고, 여성의 본질적 존엄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들을 위한 성적 자극으로 이야기하는 [내안의 특별한 악마]의 허와 실. 결론적으로는 내안의 특별한 악마는 그 몹쓸 고가씨가 아닌가! 읽고도 기분나쁜 책이라면, 내 표현이 지나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