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참 뜻을 찾아서!

거침없이 하나님 - 속 좁은 종교를 떠나 드넓은 하나님 품으로 달려가다
짐 팔머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7월

얼마전에 드디어 세례를 받았다. 오랜 교리수업 끝에, 드디어! 그 기쁨이 얼마나 크던지~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섬기겠노라고 자신과 약속을 하고,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순간 이었다. 그런데 하느님과 하나님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번도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성당을 다니는 사람들은 [하느님]이라 칭하며,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라 칭한다. 섬기는 분은 같은데 이런 다른 호칭들이 과연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

[거침없이 하나님] 이란 제목이 참 재밌다. 최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트콤의 제목이 연상되면서 왠지 그간의 따분한 종교 서적과는 크게 다를것 같았다. 그리고 그랬으면 하는 바람의 크기도 했다. 사실, 많은 종교 책을 섭렵한것은 아니나, 대부분의 종교책이 시종일관 따분하고 지루하며 어렵기만 했다. 듣도보도 못한 말들로, 어쩐지 낫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말이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꺼려지는 분야이기도 했다. 이런 모든 나의 애로사항을 끌어안고 덤벼든 책이 바로 이책이다.

솔직히 쏙~ 마음에 담겨져서 두고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책까지는 아니지만 그간의 종교서적과는 확실히 다르다. 내용면에서 어찌나 신선한지! 종교책이기보다 일반 소설같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스프]류의 훈훈한 이야기 거리 같다고 해야 할까.

쉬이 읽혀지면서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앞서 말했듯, 교회와 천주교는 분명히 다르지만 섬기는 분은 한분이다. 하느님이건, 하나님이건 우리들이 믿고 마음을 다해 기도를 드리는 분은 하늘에 계시는, 우리들 마음에 계시는, 인간의 원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그 분이 아닌가. 여기서 구태연하게 하느님이니, 하나님이니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 다만 그 분이 우리에게 주신 소명과 정체성, 그리고 나 자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어는 종교를 가지고 누구를 믿느냐 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는것 같다. 그저 어느 종교를 가지고 있든지 성실하고, 온 마음으로 진실되게 믿으면 그뿐인것이다. 모든 종교의 참뜻은 선(善)이 아니던가. 한 평생 선행과 봉사로 일구어 놓은 삶의 밭이라면 비록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나는 분명 그 분은 우리들의 믿는 저승에서의 삶의 행복하고 충만하리라 본다. 그것이 극락이건, 천국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자라는 믿음과 생각이 굳혀진것이 아니라, 교회건 성당이건 불교건 종교와 상관없이 나를 지탱해 줄수 있는 굳건한 믿음과, 선(善)을 행하는 따뜻한 삶으로 내 인생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로서 온전하게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게 주어진 소명이자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