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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만나다
김형민 지음 / 집사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내게 주어진 삶을 마주하고 있을까? 문득 내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 당연시 '나의 삶' 혹은 '내 인생'이라고 말한다. 과연 전적으로 나만의 인생이고 나 혼자만의 삶일까? 이 책을 읽은 지금, 단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던 것들이 새삼 의문이 가고 의심이 간다. 내가 타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나로 인해, 타인의 삶이 방향을 틀고 새로운 어떤 시간에 국면하게 된다면. 그리고 내 삶도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지극히 나 혼자의 개인주의 성향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어찌, 나 혼자만의 인생이요, 삶이라 말 할 수 있는가?!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던 그 순간부터 오로지 '내 것'이란 없었는지 모른다. 세상의 빛도, 인생이라는 ground도 부모님으로 부터 얻게 된 것이 아닌가? 처음부터 자율적 의지의 선택이 아니었음을 기억하라.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내 인생과 삶]이 아닌, [우리들의 인생과 삶]이라고 표현해야 옳은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늘 삶이나 인생 이야기가 나오면, 나 쁜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중간 점검을 타인의 삶과 비교함으로써 답을 구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현상 때문에. 나 역시 책 제목을 보고 단걸음에 달려 들었다. 타인의 삶을 통해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시간을, 삶을, 인생을 비추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내 안도한다. [지금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감사함을 앞세운 이기적인 속내를 감추는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움. 좀더 솔직해보자. 우리는 늘 자신의 삶이 남들보다 힘들고, 어렵고 덜 행복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투덜되고 불평하고. 그러다 어느 순가 TV나 책, 신문 등 매스컴에서 들려주는 고통과 시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역경을 지켜보며, 우리는 그 순간 동안, 잠시나마 더 나은 처지에 위치한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기뻐하며, 감사해한다. 나는 이를 확인하고픈 이기적인 내면의 심리라고 생각한다. 항상 사랑을 확인하고픈 마음처럼,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비추어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끝없는 불평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라는 확인을 그렇게 하고 싶은것이다. 이젠 떨쳐버릴때도 되었다. 그만큼 물러서 있었으면 됐다. 이젠, 자신의 삶과 정정당당하게 마주서길 바란다. 우리도 알지 안은가?! 여전히 우리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은 많다. 그들과 견주어 내 인생을 마주하지 말고, 진실된 내가 만들고, 가꾸어 나가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과 스스럼없이 마주하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젠 벗어나겠노라고. 좀더 솔직하게 내 인생, 아니 우리의 인생과 직면하여 만나겠노라고. 그리하여 끝없는 감사함으로, 진실함과 풍요로움으로 우리의 삶을 살찌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