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하코자키 유키에 지음, 고향옥 옮김, 세키 아야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둥근 얼굴의 다양한 표정들이 딱딱 끊어진듯한 그림이 아니라 물감을 떨어뜨려서 번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이라서 더 와 닿았어요.

마음이라는 것이 솔직히 단단한 것을 단번에 칼로 자르는 것처럼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주 섬세하기때문에 소리, 움직임, 촉감, 냄새, 색깔 등 아주 작은 것에서도 미묘한 느낌으로 마음은 움직이는 것을 표현한 듯 빗방울처럼 떨어진 그림이지만 다양한 기분처럼 다양한 색깔과 표정으로 표현한 그림이 좋더라고요.

 

첫 장을 넘기면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색깔들의 동그라미가 모여 큰 동그라미를 만들어낸 그림이 있어요.

이것이 우리 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 같아요.

 

그 장을 넘기면 32가지 기분이 따로 구체적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어요.

앞으로 마음에 대해서 아니 진짜 기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야하니 마음을 이루는 기분들을 구체적으로 알아야하니깐요.

문 그림과 그 옆에는 이런 문구가 있어요.

"내 마음속에

 기분의 문이 있어.

 

똑 똑 똑

문을 두드렸지.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찰깍

 

문이 열렸어."

 

이렇게 마음에 대한 기분 이야기는 펼쳐져요.

마음의 문이 열리면서 하나, 둘 다양한 기분들을 만나게 되죠.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닫다'라는 말도 할 때가 있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게 본문을 자연스럽게 시작한 것 같아요.

 

이 책을 보면 우리가 느끼는 평범한 기분도 느끼게 되는 과정이나 다른 기분으로 바뀌는 과정도 시적이면서 쉽게 표현한 섬세한 이야기에요.

글자 배열도 자유롭게 표현되기도 하고, 그림이나 여백도 정말 그 기분에 들어가서 제가 느끼는 것처럼 잘 표현되어 있어서 놀랬어요.

전 일기를 쓰면서 제 마음을 비우는데 기분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내가 느낀 건지 알 수 있게 표현한 책을 보니 저의 일기가 마음을 털어놓아 잠시 잊는 친구라면 이 책은 저의 진짜 기분을 찾아가며 제 자신을 비울 수 있는 친구같아요.

 

가끔 혼란스러우면 '정말 내 마음을 모르겠다.', '갈팡질팡', '내 마음도 모르는데 너 마음을 어떻게 아니?', '내 속마음은 그게 아닌데', '진심이야?' 등 수많은 말들이 있어요.

사람들은 그렇게 아주 작은 기분을 무시하거나 그냥 두드러진 기분에 휩쓸려 진짜 자신의 기분을 모르게 되는 것같아요.

이 책은 보다 보면 기분 하나, 하나 만나서 어우러지는 길이 느껴져요.

차근차근 제 마음 속을 들여다 보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해야할까요.

자유로운 글자 배열과 크고 작은 글씨들은 운율감이 느껴져 제 마음도 같이 움직이고요.

그림의 색감으로 제 마음 속 기분도 다양하게 다가오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느껴서는 안 되는 기분은 없는 거구나...>, <기분은, 너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 "소중히 대해줘."라며 분노해>, <기분은, 인정받고, 표현되고, 받아들여지면 자유로워질 수 있어>라는 문구는 정말 제 가슴에 와 닿는 표현으로 몇 번이고 보게되요.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마치 기분을 돋보기로 크게 보면서 우리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준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진짜 기분에 대한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드러내 표현하는 방법과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가르쳐 주는 기분, 내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가르쳐 주는 기분, 상대방이 나에게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는지 가르쳐 주는  기분 등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우리 아이들이나 서툰 표현 방법을 가진 어른들 모두 필요한 책인 것같아요.

기분을 잘 표현하여 마음을 잘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 끙끙 속앓이 하는 사람도 있는데 진짜 자신의 기분을 찾아서 표현하여 상대방도 나도 자유로워 지는 방법을 알려줘요.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라는 제목처럼 그 어떤 기분도 내 마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표현하기가 더욱 쉬워지고, 상대방의 마음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이해"라는 말은 그 사람 입장으로 들어가 받아들여야 이해라는 말을 할 수 있듯이 마음 또한 받아들여야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마음 속 기분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자유로워 지기때문에 편안해질 수 밖에 없죠.

인정하기가 싫거나 어려울 뿐이지 인정하면 그 후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처럼 마음 속 기분도 마찬가지라는거죠.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는 책이에요. 제 자신을 조금 더 아낄 수 있는 발돋움판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어주면 "문~", "똑똑똑" 이런 것을 따라하고, 다양한 표정들의 그림을 보며 저에게 표정의 느낌을 우리 아이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표현해요.

우리 아이가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그림과 짧지만 시적인 표현들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책이었어요.

 

옆에 두고 자주 읽을 수록 기분 좋아지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저의 일기도 예전과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봐요. 추상적인 기분 표현과 일상적인 기분 표현에서 벗어난 저의 진짜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말이에요.

 

아이들이나 어른들 상관 없이 좋은 느낌을 전해줄 수 있는 친구같은 책이 될거에요.

우리 아이들에게는 혼자가 아닌 내 편인 마음이 있다는 든든함으로 밝아질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표현에서도 좀 더 솔직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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