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덕혜옹주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형 이 책 읽어봐! 소설 잘 안 읽는거 아는데 이것은 읽을만 해!
내가 책 읽는 속도가 느린데 금방 읽었어!"

이 말을 하며 후배가 건네 준 책이 <덕혜옹주>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매주 들여다 보기에 - 그 안에 있는 책들을 잘 읽지는 않지만^^; - 이 책이 얼마나 오래 베스트셀러 순위에 머물러 있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이 책이 한참 뜨고(?) 있을 당시에는 서울에서 생활을 할 때였는데 지하철에서 <덕혜옹주>를 읽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보았었다. 그 시간이 벌써 2년 전이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2년이 넘은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정말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는 빨랐다.
책의 두께는 얇지 않았으나 그동안 경제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여백이 많은 것도 속도에 한 몫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한 사건, 한 에피소드들의 이야기가 마치 영화의 장면 장면을 보는 듯 하였다. 스토리의 힘과 작가의 필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요즘 유행(?)하는 '실화'에 바탕을 둔 내용이기에 집중력도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글 속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며 인사하는 아름다운 낱말들을 많이 만나서 너무도 행복하게 읽었다. 내가 이런거 참 좋아한다.^^;

<덕혜옹주>가 영화화 된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나보다.
책을 읽으며 영화의 장면들을 보듯이 흥미롭게 읽기는 했지만 '영화화' 된다면 흥행성은???
'글쎄다!'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실화에 바탕을 두고 - 더군다나  조선의 마지막 황녀 이야기다 - 그것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극적인 요소를 넣는다해도 한계가 있고, 그렇기에 흥행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극적 반전을 기대할 수 없다. 
소설 <덕혜옹주>도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그저 외롭고 안타까운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한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되도록 담담하게 그려내려고 한 것 같다. 그 이상을 바라고 싶지도, 그 이상이 있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덕혜옹주>를 읽고 난 후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 한 여자의 안타까운 삶, 이런 감정들보다는 -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 '경건함'과 '숙연함'의 감정들이 교차했다. 극단의 슬픔이 치고 올라오지도 않았고...
흔들리는 시간속에 여기저기 생채기를 품은 바람처럼 살다간 조선의 마지막 황녀, 그 여인을 바라보는 심정이라고 풀어서 말하면 답이 되려나......뭔가 좀 애매한 감정들이다. 말로 정의하기가 힘들다.ㅠㅠ


소설 <덕혜옹주>
스토리, 작가의 필력에 힘이 있고 
시나브로 스며들었으나 표현하지 못하는 여운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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