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표철민 지음 / 링거스그룹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꿈꾸는 청춘들을 위한 실무지침서
저자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어떻게 하면 괴로운 청춘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을까?'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저자의 결심을 고스란히 담아서 전달하고 있을까? 리뷰를 통해 나의 생각을 전달해 보겠다.
이 책은 크게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1, 2장에서는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청춘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3장부터 쓰였으니 3장부터 읽어도 된다는 친절한(?) 안내도 한다. 이렇게 구분해 놓은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그 아쉬운 점은 나중에 설명하겠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3장 중반까지는 거침없이 읽어나갔다. 특히 1, 2장은 책 속에 푹 빠져서 읽었다.
우리는 쿵후영화를 보고 나서 그것의 액션을 따라하기도 하고, 사랑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을 꿈꾸기도 한다. 또한 SF영화를 보고는 막연히 그 영화의 배경과 같은 시대에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
이 책의 1,2 장은 속도감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그것을 이용해 많은 것을 실행해가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나면 괜히 컴퓨터 앞에 앉아서 끄적거리게 된다거나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의 1, 2장에서 나와 같이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컴퓨터에 대한 용어에 익숙하지 않다거나 관심이 없다면 지루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저자가 친절히 안내했듯이 3장부터 읽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3장이 지나고 4장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이 부실해서? 그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처음에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처지는 흐름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서두에 말한 이 책의 아쉬움이다.
이 책의 아쉬움에 대해 본격으로 말해보자.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 같다고 한 1, 2장의 흐름은 분야의 관심도를 떠나서 사실이기 때문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청춘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드러내 놓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저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에서도 독자는 메세지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이것들을 -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 구분해 놓는 우를 범했다. 3장부터 시작한 그의 '청춘들에게 전하는 메세지'를 읽어 나갈수록 커져가는 것은 아쉬움이었다.
이렇게 굳이 구분해 놓지 않고 그가 살아 온 삶에 3장부터 6장까지의 메세지를 녹여냈다면 정말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물론 메세지를 말할 때 그의 경험담이 들어가 있기는 하다. 아주 조금.
그가 살아 온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 연결되어 말하기 힘들다면 에피소드 형식이라도 빌어서 - 그 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넣었다면 지루하지도 않고 설득력이 정말 높았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나태해진 자신을 일깨우거나 채찍질을 해서 자신의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지루한 전개는 독자에게 '잔소리'나 현학적인 '자기자랑'으로 변질되어 다가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물론 이 책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이것은 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어쩌면 일부 독자는 그렇게 느낄 가능성도 엿보이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대해 '실망'이 아닌 '아쉬움'이란 단어로 표현을 했다.
나름 흥미있고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며 읽었기 때문에 '실망'이 아니라 조금 더 좋게 표현할 수도 있었겠다라는 '아쉬움'이다.

이것은 책에 있는 소제목이다. 전부는 아니다.
그 중 와 닿았던 제목이나 또는 그 안의 내용이 공감되었던 것들을 적어보고 이미지로 만들어 본 것이다.
이런 것들에도 물론 저자의 경험은 들어있다. 그래도 시간의 흐름속에 담아냈다면 더 좋았을텐데...내용이 좀 더 많아지고 책이 두꺼워지더라도...^^;
자! 이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들여다 보자.
과연 저자는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에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인가?
간단히 말하면 <스펙이 평준화된 시대, 스펙은 정말로 무의미하다>라며 '다른 길'에서 행복을 찾아보라는 말을 청춘들에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른 길'은 무엇이며 또 그 길은 어떻게 찾아내서 가야하는지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공감을 하면서도 막상 현재의 길에서 이탈하여 저자가 말하는 '다른 길'을 선택하기란 쉽지않은 일임을 안다. 아니,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살고 있는 삶이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혹은 불행하게 생각되더라도 '현재'를 벗어날 용기를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변화가 가져 올 파장이 두렵기도 하고, 자신은 변화할 수 없다고 단정해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래서 이것이 <이 책은 '청춘'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다. 변화에 강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 20대이기 때문이다.
<변하지 못하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내주려 말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변화해 온 과정과 모습을 이야기 해 준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는 살짝 반감을 가질 수 있다. 변화를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이 과정에는 저자의 성격이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해야만 했고 할 일이 없으면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알지 못햇다. 중학교 때부터 단 하나의 취미도 없이 그저 일만하며 살아온 나에게 비는 시간이라는 건 벌 받는 것보다 괴로운 시간이었다.>
<나는 처음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기를 쓰고 쫓아다니고, 안 해본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이 말들이 저자의 성격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저런 성격이니까 가능하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난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적극성이 많이 부족한 나에게는 저자가 여지껏 해 왔던 말들을 그 순간 조금은 멀리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성격과 내 성격이 비슷한 부분이 참 많았다. 그런데 난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과단성 부족과 적극성 결여다. 그리고 성격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차이가 나는 부분이 약간이지만 너무도 큰 부분이기 때문이다.ㅠㅠ
그래도 내가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내 삶의 변화를 시도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든다. 참고로 나는 30대다. 30대도 늦지 않았다고? 물론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20대가 더 적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여유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어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개척하는 삶을 이야기하며 이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늦은 나이에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직장을 갖고,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사치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다양한 스펙쌓기와 비싼 등록금에 대한 부담 등 여유가 없다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또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잘 실행하여 나간다면 그런 부담들도 함께 사라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20대는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런데 막연히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을 무턱대고 따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더 좋은 인생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말아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태지가 음악이 좋아서 중학교를 자퇴하고 성공을 거둔 것을 보고 단순히 그의 행보를 따르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한다고 서태지와 같은 뮤지션이 될 수 있을까?
<이제부터 나만의 길을 본격적으로 파 내려가기로 했다면 딱 '숨이 끊어지기 직전만큼' 노력해야 한다.>
저자도 이것을 놓치지 않았다. 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후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있고 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도피처를 찾기 위한 선택이 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그렇다고 자신에 대한 불신과 현실의 벽에 안주하여 누구나가 가고 있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안전하다 생각되는 길에서 경쟁하며 살아갈 것인가? 나는 그랬다.ㅠㅠ 그래서 충분히 후회스럽다.
<세상 모든 사람이 '준비가 되면'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꿈을 꾸지만, 준비만 하다 보면 대체 언제가 끝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최근에 종영 된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삶을 살아가며 우리는 언제나 꿈을 꾸지만 실행을 하지는 않는다. 못한다. '꿈을 가져라!'라고 많은 이들이 말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난 꿈만 꾸었어!'라는 후회만 남길 뿐이다. 꿈만 꾸는 인생은 그만 접자!
20대에게 이 책을 강추하며 저자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을 인용한 것을 마지막으로
<제발,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리뷰를 마친다.
If a man will begin with certainties, he shall end in doubt,
But If he will be content to begin with doubts he shall end in certainties.
확신을 갖고 시작한 사람은 불확실하게 끝날 것이요,
불확실하게 시작한 사람은 확신을 갖고 끝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