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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평점 :
루벤스와 같은 세기적인 명화를 볼때 가슴벅찬 감동은 정말 특별한 것 같다.
얼마전 프라도 미술관에서 2미터가 훨씬 넘는 루벤스의 명화들을 보았다. 감동이 물밀듯 몰려온다는 것의 그런 느낌인걸까? 루벤스의 작품마다 생명력이 뿜어져나오고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한참동안 걸음을 떼지 못하고 그 자리에 못박혀 집중해서 그림을 보고 또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다양한 배경적인 정보로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점에 있어서 이책은 화가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얻기에 상당히 좋은 책이다.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화가 루벤스를 비롯해 고야, 벨라케스, 밀레, 고흐 등 15명 거장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명화가 탄생하기 까지의 정치, 사회적인 시대적인 상황과 더불어 왜 그 작품이 세기적인 반열에 올랐는지까지도 명쾌하게 설명해 놓아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스페인의 국민화가로 유명한 고야를 우선 이야기해보면, 그 유명한 '옷 벗은 마하'를 그릴때는 베토벤처럼 청력을 잃은 상태였다.하지만 오히려 그점이 더욱 집중력있게 그림에 열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프라도 미술관 지하에서 봤던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게 터치된 두 점의 그림(옷입은 마하, 옷벗은 마하)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보니 그때 받았던 감동의 감흥이 다시 일어나는 것 같았다.
미술관에서 스페인왕의 가족을 그린 카를로스 4세를 볼때는 단순히 그 시대에는 이렇게 옷을 입고, 이렇게 생긴 그들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멋진 옷만으로 치장된 왕족들을 교묘하게 풍자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어, 실소가 나왔다.
비제 르브룅은 이 책에서 나오는 유일한 여류 화가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 중세시대에 여성화가의 이름이 딱히 생각해내지 못했다. 유럽의 시대적인 상황으로 당시에는 일하는 여성이 경멸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여성화가가 거의 전무한 시대이다.
베르사이유궁에서 그 유명한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를 보았는데 그녀를 그린 화가가 바로 여성 화가인 비제 르브룅이라고 한다.
여성으로서 화가로 인정받아 궁정화가의 반열까지 오른 그녀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후 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87세까지 장수하며 18세기 최고의 여성화가로 남은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이색적이고 흥미로웠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화가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시대의 흐름을 함께 서술하였기에 작가의 삶을 이해하고 함께 작품을 한층 깊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사실 명화에 관한 책이라고 하여 현학적으로 어렵게 쓰여진것이 아닐까 하고 살짝 겁을 먹었는데, 의외로 내용이 재미있고, 흥미있는 면들로 채워져있어 깊이 빠져들어 볼 수 있는 책이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즐겁게 본 책이었다.
평소 명화와 친해지고 싶었지만 문외한이어서 다가오지 못했던 입문자나 쉽게 읽히고, 재미있는 미술책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권해도 좋은 책인 것같다.